
소비자물가가 넉 달째 5% 이상 상승했지만, 오름폭이 크게 축소되며 안정 기대감을 높였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09.10으로 지난해 11월 103.87 대비 5.0% 상승했다.
이로써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부터 넉 달째 5%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상승률이 전달인 10월 5.7%보다 0.7%p나 축소되며 지난 4월 4.8%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 폭이 크게 축소된 배경과 관련해 통계청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채소를 비롯한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 오름세가 많이 둔화했다"고 밝혔다.
채소류 가격 21.6%→-2.7%, 석유류는 10.7%→5.6%

농산물 가격은 지난 10월 7.3% 증가에서 지난달 2.0% 감소로 돌아섰는데 특히, 채소류 가격 상승률이 10월 21.6%에서 지난달 -2.7%로 급반전했다.
공업제품 가격 상승률은 석유류 상승 폭이 지난 10월 10.7%에서 지난달 5.6%로 축소된 데 힘입어 10월보다 0.4%p 하락한 5.9%를 기록했다.
그러나 전기·가스·수도와 개인서비스 가격은 지난달에도 각각 23.1%와 6.2%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개인서비스 중 특히, 외식 물가는 지난달 상승률이 8.6%로 전달인 10월 8.9% 못지않게 높은 수준을 지속했다.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0월 전달보다 소폭(0.1%p) 확대됐었는데 지난달 다시 크게 축소(-0.7%p)되면서 그간의 가파른 상승세를 마감하고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지 주목된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전달(5.1%)보다 더 오르지 않고 5.1%를 유지했다.
"오름세 더 확대되지 않고 지금 수준 오르내릴 것"
통계청 어운선 심의관은 "향후 물가 상·하방 요인이 같이 있어서 오름세가 더 확대되지는 않고 지금 수준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방 요인으로는 원유(흰 우유) 가격 인상으로 인한 가공식품 출고가 인상과 지난해 12월 국제유가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기저효과에 따른 석유류 가격 오름세 확대 우려 등이 언급됐다.
농축산물 가격 하향 안정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과 최근 소비심리 추이를 고려할 때 개인서비스 가격 오름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은 하방 요인으로 꼽혔다.
어운선 심의관은 "장기적으로는 국내 경기 둔화 우려가 증대되는 상황에서 수요 측면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내년에는 올해 소비자물가가 상당히 높았던 데 따른 역의 기저효과도 있어서 물가가 올해보다 많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기획재정부는 "연말 연초 제품 가격 조정과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물류 차질 등 대내외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돼 있어 계속해서 예의주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