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키움에서 뛰었던 외국인 거포 야시엘 푸이그(32)가 불법 도박 관련 위증 혐의에 벌금을 내기로 한 합의를 철회했다. 선수 생활의 위기에서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푸이그는 1일(한국 시각)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린 성명서에서 "해당 사건과 관련해 유죄를 인정하지 말았어야 했다"면서 "나는 죄가 없으며 (이 사건에서) 내 이름을 지우고 싶다"고 밝혔다. 푸이그는 불법 도박 관련 위증에 대해 벌금 5만5000 달러(약7200만 원)를 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푸이그의 변호사인 케리 액설은 성명서를 내고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면서 "이 증거를 바탕으로 미국 법무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LA 타임스는 "증거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순 없지만, 적절한 시기에 해당 증거를 공개할 생각이 있다"는 푸이그 측의 인터뷰를 전했다.
푸이그는 지난 2019년 5월 제3자를 통해 웨인 조지프 닉스가 운영하는 불법 도박 사업에 베팅한 의혹을 받고 있다. 28만2900 달러를 잃고, 이후 수개월 동안 추가로 899건이나 더 베팅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 기관은 닉스의 불법 도박 회사를 조사하다 올해 초 푸이그와 접촉했다. 조사 과정에서 푸이그는 연방 수사관들에게 거 도박 업체를 소개한 제3자와 관련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답했지만 푸이그의 문자 메시지엔 불법 도박 대화가 다수 포착돼 위증 혐의가 추가됐다.
위증은 미국에서 최대 징역 5년 형에 처할 수 있는 중죄다. 이에 푸이그는 벌금을 내기로 미국 법무부와 합의했다.
하지만 푸이그 측은 위증과 관련한 벌금 납부 합의를 철회하겠다고 돌연 입장을 바꿨다. LA 타임스는 "푸이그 측은 제3자의 함정에 빠졌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푸이그 측은 조사 당시 환경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액설 변호사는 "푸이그는 진술 당시 정신 건강 문제가 있었고, 법률 상담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통역 없이 말했다"고 강조했다. 푸이그는 "왜 사람들은 날 안 믿어주는지 모르겠다"면서 "사람들은 내 겉모습만 보고 날 괴물처럼 만들었는데 그동안 이런 점에 관해 침묵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3년 LA 다저스에서 류현진(현 토론토)과 함께 빅 리그에 데뷔한 푸이그는 엄청난 힘과 스피드로 그해 19홈런 타율 3할1푼9리를 기록하며 혜성처럼 나타났다. 이후 2019년까지 다저스, 신시내티, 클리블랜드 등에서 뛰며 통산 861경기 타율 2할7푼7리 132홈런 415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각종 사고를 일으키고 팀 불화의 원인이 되면서 푸이그는 2019년 이후 메이저 리그를 떠났다. 올해 키움에서 21홈런을 날리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푸이그는 키움과 재계약이 유력했지만 위증 혐의로 내년에도 뛸지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