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아파트를 특혜 분양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50억원을 빌린 뒤 이자 없이 갚은 혐의를 받는 머니투데이 홍선근 회장 두 사람을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의 또 다른 축인 '50억 클럽'에 대한 검찰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박 전 특검의 딸 박모씨의 주택법 위반 혐의 사건을 지난 10월 중순 수원지검으로부터 넘겨받아 배당한 뒤 자료 검토 등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씨는 지난해 6월 화천대유가 보유하던 성남시 대장동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A1·2블록)' 아파트(84㎡)를 비정상적으로 분양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주택법상 분양 계약이 해지돼 미분양으로 전환된 아파트는 공모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지만, 화천대유는 이런 절차 없이 박씨 등 2명에게 아파트를 분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9월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와 박씨, 박씨와 같은 경위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일반인 1명 등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원지검으로부터 이 사건을 넘겨받아 지난 10월 중순 대장동 수사를 진행 중인 반부패수사3부에 배당했다.
또 한 명의 '50억 클럽' 멤버로 지목된 홍 회장 사건도 마찬가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25일 홍 회장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홍 회장은 2019년 10월 김씨로부터 아내와 아들 명의로 총 50억원을 빌렸다가 약 두 달 뒤 이자 없이 원금만 갚은 혐의를 받는다. 수원지검은 나흘 뒤 같은달 29일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했다. 이른바 '50억 클럽' 관련 사건이 중앙지검 대장동 수사팀으로 모이고 있는 것이다.
대장동 수사의 단초를 제공한 정영학 회계사의 녹음파일에는 김만배씨가 정치권과 법조계 인사 6명에게 50억원씩 제공하려고 한 정황이 등장한다. 화천대유가 직접 시행한 대장동 아파트(A12블록) 분양수익으로 박영수 전 특검과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곽상도 전 의원,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등에게 돈을 건네려 한 정황이다.
법조계에서는 현재 서울중앙지검이 지난해부터 진행된 대장동 사건을 정권 교체 이후 사실상 원점에서 재수사한 만큼, 이른바 '50억 클럽'에 대한 본격적인 재수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검찰이 이재명 대표 주변과 관련 인사들만 선택적으로 수사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제기됐다. 검찰 관계자는 "대장동 사건과 관련된 의혹 전반에 대해서는 어떠한 편파성 없이 엄정하게 수사하고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