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유상원 아나운서
■ 제작: 김선영PD
■ 대담: 한동대학교 언론학회 언로너스 박소영 학생
◇ 유상원>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동대학교 언로너스 '박소영' 학생입니다.
◆ 박소영> 안녕하세요, 한동대학교 박소영입니다.
◆ 박소영> 오늘은 MZ세대의 '갓생 살기'에 대해 준비해봤습니다!
◇ 유상원> '갓생'이 뭔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 박소영> 갓생이란 신을 뜻하는 영단어 갓과 인생을 합친, 부지런하고 모범적인 삶을 산다는 의미의 단어입니다. 단어 앞에 god을 붙임으로써 그 단어를 높이고 특별하게 만드는 하나의 신조어가 '인생'에도 붙은 것입니다. 대학생인 제가 성적을 만점 가까이 유지하며, 대인 관계가 원만하고, 대외활동과 교내활동을 열심히 하며 스펙도 쌓는 것을 보고 갓생을 산다고 합니다.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갓생 살기는 하나의 트랜드가 되었습니다.
◇ 유상원> 인생이라는 단어 앞에 '갓'이 붙어서 모범적인 삶을 산다! 좋은 뜻이네요. 갓생은 어떻게 살 수 있는거죠?
◆ 박소영> 갓생을 살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집에 와서 샤워하기', '매일 운동하기' 등 어렵지 않게 성취할 수 있는 사소한 일들을 해내면 됩니다. 개인이 어떤 규칙을 세우거나 할 일을 정한 뒤 그것을 실천하는 겁니다. 일상의 루틴을 만드는 것도 갓생의 일부인 것이죠. 무언가를 온전히 수행해 내는 하루를 '갓생'이라는 말로 압축해 표현하는 것입니다.
◇ 유상원>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매일 운동하기. 듣기엔 쉽지만 실제로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들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 박소영> 그렇습니다. 사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매일 운동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이라면 '갓생'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았겠죠. 그래서 갓생 살기를 도와주기 위한 다양한 어플과 커뮤니티들이 존재합니다. 정해진 시간마다 알람이 울려 물 마시는 시간을 체크할 수 있게 해주는 어플도 있고요, 하루에 책 세 장 읽기와 같이 지키고 싶은 것들을 정해 놓고 이를 성취하면 상금을 주는 어플도 있습니다.
해야 할 일들을 정리하고 친구와 함께 공유하며 서로 체크해줄 수 있게 하여, 함께 노력하고 있는 친구들에게 동기부여를 받고 격려할 수 있게 하기도 합니다. 공부 시간을 기록하고, 그 어플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공부하고 있는지 체크할 수 있는 어플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고 더 열심히 하게 된다는 후기들이 많은데요. 실제로 저도 고등학생 때 지금 소개 드린 공부시간을 체크할 수 있는 어플을 사용했습니다. 내가 어떤 과목을 얼만큼 공부했는지, 쉬는 시간을 얼마나 가졌는지까지 한 눈에 볼 수 있게 정리가 되어 시험공부를 하거나 입시를 준비할 때 유용하게 사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 유상원> 그렇군요. 그런 어플들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갓생 살기가 좀 더 수월해질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갓생을 살고자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박소영> 갓생은 특히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갓생이 트랜드가 된 데에는 코로나의 영향이 컸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 시간을 혼자 관리해야 했습니다. 사람들은 작은 성취를 통해 자존감을 높이고자 하고, 이 마음이 갓생을 다짐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코로나는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계속해서 바뀌는 상황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무언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으로부터 오는 무기력함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하루의 루틴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높아진 자유 속에서 자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고자 하는 개인의 노력이 바른 생활 습관을 만들고자 하는 것으로 이어졌고, 갓생이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 유상원> 코로나 이후 등장한 신조어이군요. 코로나 시기 때 혼자서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등장한 갓생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끼친 것 같은데요.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고요?
◆ 박소영> 네, 코로나는 우리 삶에 참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갓생 살기는 스스로 일상을 컨트롤 하고, 루틴을 만든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갓생을 추구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이 사는 것처럼 나도 살아내야 한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어떤 땐 그 삶을 강요당하기도 합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는 사람은 삶을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힐 때도 있습니다. 갓생으로 인해서 '열심히 사는 삶'에 대한 사람들의 보편적인 이해가 생겨버렸고, 그것이 '정상'이라고 여기게 된 것입니다.
◇ 유상원> 아, 삶의 정상성에 대한 기준이 생겨버렸군요. 위험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 박소영> 그렇습니다. 성적을 잘 받고,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스펙을 열심히 쌓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갓생 살기가 유행하며 무의식 중에 그 삶을 추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스스로가 정의한, 또는 사회가 정의내린 갓생의 기준에 맞추지 못했을 때 자기혐오와 끝없는 무기력함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한 블로거는 이에 대해 '정상성 신화'라고 표현합니다. 조건을 충족하지 않은 사람은 비정상인 것이라는 사회적 믿음이, 그 이전에 사람이 한 가지 방식으로만 살아가야 사회 구성원으로서 1인분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화가 생겼다는 것입니다(https://brunch.co.kr/@bohyunbosal/73).
◇ 유상원> 정상성 신화. 갓생을 살고자 했을 때 쉽게 생각해보지 못할 무거운 부작용인 것 같습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박소영>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들이 갓생을 살고자 할 때는 모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일상의 루틴을 만들어 한층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죠. 정상성 신화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생각하고 시작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삶을 추구하다 보면 그 기준에 맞지 않았을 때 오는 박탈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만큼 했어야 했는데, 오늘 내가 게을러서 하지 못했다 라는 생각이 스스로를 지배해버릴 때도 있습니다. 이 부분을 조심해야 합니다. 그 기준에 맞추지 못했더라도 내 삶은 소중하고, 가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 유상원>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 말인 것 같습니다. 갓생의 기준에 맞추지 못해도 삶은 여전히 가치 있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놓치지 않아야 할 부분 같아요.
◆ 박소영> 네,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비교가 익숙한 현대인들은 쉽게 잊어버리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한 가지 더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저희는 종종 내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적용시킵니다. 알지 못한 사이에 내 기준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죠. 갓생을 사는 것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오늘 일찍 일어났다고 해서 늦게 일어난 사람이 부지런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은 그 사람만의 루틴이 있는 것이죠. 또한 매일 운동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고 우월감을 느낄 필요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비교로부터 오는 박탈감과 우월감이 자기 혐오의 시작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유상원>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으로부터 만족감을 얻는 것은 많은 경우 진짜 기쁨을 가리는 것 같아요. 갓생 살기를 도전하시는 분들께 꼭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일상은 그 모양이 어떻든 소중합니다! 소영학생도 갓생 살기에 도전해본 경험이 있나요?
◆ 박소영> 네! 저도 바쁜 것을 좋아하는 성격으로 많은 일을 잘 해내고 싶어하는 욕심이 있습니다. 제 블로그의 소개 문구에도 적어놨는데, 제 목표는 갓생 살기입니다.
◇ 유상원> 갓생 살기를 실천하고 계셨군요. 살아보니 어떤가요?
◆ 박소영> 힘듭니다! 많은 일을 잘 해낸다는 것은 언제나 쉬운 일은 아니죠. 그러나 그것들을 다 해냈을 때 오는 성취감도 엄청납니다. 그 성취감이 힘든 하루의 보상인 셈이죠. 갓생을 살아내기 위해 시간 관리도 더 철저하게 하고, 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도 찾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가끔은 저도 저보다 더 바쁘게 사는데, 성적도 잘 받고 친구도 많은 사람들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운동을 합니다. 제가 나름대로 찾은 하나의 돌파구입니다. 숨이 끝까지 차게 달리다 보면 어느새 잡생각은 사라지고 충전되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뛰고 나면 조금 피곤해서 잠이 오긴 하지만, 쓸데없는 생각과 비교로 낭비되는 에너지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가 소비됩니다.
◇ 유상원>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해결한다. 그것 또한 갓생의 일부분이 될 수 있겠군요.
◆ 박소영> 그렇다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모든 일에 갓생의 의미를 붙이는 것은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그냥 살아지는대로 살아보는 날도 필요합니다. 갓생을 사는 것에 너무 사로잡혀 있으면 그 생각 자체로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니까요. 중용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 유상원> 네, 오늘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에서는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갓생 살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스스로를 위한 투자로써 도전하는 갓생 살기. 열심히 살아보는 것도 좋지만 바쁜 만큼 여유로운 삶의 중요성도 강조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만큼은 무언가를 향해 달려가기보다 잠시 멈춰서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한동대학교 박소영 학생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소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