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지시 거부' 카메룬 GK 오나나, 월드컵 중도 하차

지난 9월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카메룬 축구 대표팀의 평가전. 후반 한국 손흥민이 카메룬 앙드레 오나나 골키퍼와 1대 1 상황에서 볼을 따내려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독과 불화를 겪은 카메룬의 주전 골키퍼 앙드레 오나나(26·인터밀란)가 끝내 대표팀을 떠났다.
 
영국 매체 BBC는 29일(한국 시각) "오나나가 카메룬 축구 대표팀을 떠났다"면서 "카메룬축구연맹에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후 더 이상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카메룬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을 치르는 중에 주전 골키퍼를 잃었다. 
 
카메룬은 28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 리그 G조 세르비아와 2차전에서 난타전 끝에 3 대 3 무승부를 거뒀다. 1무 1패로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졌다.
 
리고베르 송 카메룬 감독은 이날 오나나 대신 백업 골키퍼인 데비스 에파시(아브하클럽)를 선발로 기용했다. 그리고 오나나를 교체 명단에서도 뺐다.
 
송 감독과 오나나는 그동안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BBC에 따르면 송 감독은 위험을 무릅쓰고 공을 소유하는 오나나의 플레이를 지적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오나나는 송 감독의 지시를 어기고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을 고수했고, 결국 송 감독의 눈 밖에 났다.
 
이에 대해 송 감독은 "대표팀에서는 규율과 존중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오나나가 팀 규정을 존중한다면 브라질과의 경기 출전 선수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카메룬축구연맹은 "대표팀의 단결을 위한 송 감독의 결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사령탑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오나나와 송 감독의 감정의 골은 이미 깊어진 상태였고, 결국 오나나는 팀을 떠나고 말았다. BBC는 "선수와 가까운 소식통은 오나나가 팀 숙소를 떠났다고 전했다"면서 "프랑스 파리를 경유해 카메룬 수도 야운데로 이동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나나는 SNS를 통해 "선수가 자주 겪는 상황에 대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과 에너지를 쏟아부었지만, 다른 쪽에는 의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나는 항상 우리 팀과 국가의 성공을 추구하는 책임자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전했다.

카메룬은 오는 12월 3일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아이코닉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조별 리그 G조 3차전을 치른다. 오나나가 대표팀을 떠난 어수선한 상황에서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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