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강인을 1년 6개월 만에 대표팀에 호출하고도, 9월 A매치 두 경기(코스타리카, 카메룬)에서 단 1초도 출전시키지 않았던 탓이다. 스페인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이강인이었기에 벤투 감독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무엇보다 최종 명단 발탁도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26명 최종 명단에 이강인의 이름을 올렸다. 깜짝 발탁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로 의외였다.
이강인은 조커로 2022 카타르월드컵 무대를 누비고 있다.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후반 29분 나상호(FC서울) 대신 투입됐다. 조규성(전북 현대)에게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전달하는 등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가나와 2차전은 후반 12분 권창훈(김천 상무) 대신 들어가 맹활약했다. 투입 1분 만에 조규성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통계전문업체 옵타가 슈팅, 기회 창출 등을 종합해 공개한 공격 참여도에서는 9회를 기록, 황인범(올림피아코스, 10회) 다음으로 많았다. 고작 43분을 뛰고 만든 결과다.
1, 2차전만으로도 이강인의 발탁은 성공적이었다.
논란도 있었지만,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이미 마음에 두고 있었다. 벤투 감독은 "9월부터 지금까지를 긴 호흡으로 표현한다면, 그건 아닌 것 같다"면서 "오래 지켜본 선수다. 발렌시아에서 많이 못 뛸 때도 선발한 적이 있다. 실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우리와 함께한 모습을 보고 선발했다. 월드컵에서 실력을 잘 보여줬고, 우리 스타일에도 잘 녹아들었다"고 설명했다.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포르투갈과 3차전을 이겨야 한다. 이겨야만 우루과이-가나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도 가능하다.
다만 이강인의 선발 출전은 어려울 수도 있다.
가나전 후 벤투 감독 대신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는 "교체 투입이 맞았다. 팀에 뭔가를 더해주는 계기가 됐다"면서 "다만 팀으로 경기해야 한다. 개인적인 역량보다는 다른 요소들도 간주해야 한다. 이강인이 교체로 들어가서 좋았지만, 전체 팀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개인적인 것보다 팀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시 기회가 온다면 팀에 도움이 돼서 승리하도록 많이 노력할 것"이라면서 "나 뿐 아니라 다른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 다 똑같이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