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대표팀 선수단이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은 오는 30일 오전 0시(우리시간) 열리는 미국과 조별예선 B조 3차전에서 국가를 부르지 않으면 가족들이 감금과 고문을 당할 수 있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CNN방송이 29일(현지시간) 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21일 잉글랜드와 조별예선 1차전 경기에 앞서 국가 제창을 거부했다.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침묵시위'를 보여준 것.
이후 선수들은 이란 혁명수비대원들과의 회의에 소집됐다. 이 자리에서 선수들은 "국가를 부르지 않거나 반정부 시위에 가담한다면, 가족들이 폭력과 고문을 당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란 선수들은 이어 25일 열린 웨일스와 조별예선 2차전에서는 국가를 제창했다.
월드컵 기간 이란 보안당국의 행동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는 이 소식통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10여 명을 선발해 선수들을 감시하고 있다"면서 "선수들이 대표팀을 이탈하거나 외국인과 만나는지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과 그 가족을 협박한 혁명수비대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났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이 소식통은 이란 선수들이 잉글랜드와 경기를 앞두고 '선물과 자동차'를 약속받았지만, 이란 정부는 선수들이 국가 제창을 거부한 것에 굴욕을 느끼고 선수단과 그 가족을 협박하기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축구연맹은 이란과 경기를 앞두고 이슬람 공화국의 상징을 뺀 이란 국기를 SNS에 게재해 논란이 됐다. 미국축구연맹은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란 여성들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논란이 됐고 이후 게시물을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