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커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커피 애호가였던 고종황제와 관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는 반면 조선 최초 서비스 커피가 선교 초기 아펜젤러 선교사가 마셨던 커피란 사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137년 전 개항커피 시연·시음회가 우리나라 최초 서양식 호텔인 인천의 대불호텔에서 재현됐습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부드럽고 진한 커피 향으로 가득한 이곳은 서양식 최초 호텔로 알려진 인천 대불호텔입니다.
글 쓰는 바리스타로 알려진 커피 전문가 구대회 대표는 1885년 4월 5일,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37년 전 우리나라에 첫 발을 내딛었던 아펜젤러 선교사가 묵었던 동인천 대불호텔에서 제공한 커피를 재현했습니다.
당시 유통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아라비카종 자바커피를 손수 갈아 우리나라 전통 삼베에 넣어 끓입니다.
마치 한약재를 달이는 듯합니다.
커피 맛은 어떨까?
[인터뷰] 송진안 / 경기도 부천시
"열에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서 쓰다는 걸 실감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최근 마시는 커피 맛과는 약간 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옛날 맛을 잘 재현한 것 같았습니다."
구대회 대표는 당시 사람들은 커피가 귀해 여러 차례 끓여 마시기도 했다며, 커피의 여러 맛 중에 쓴 맛이 일반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구대회 대표 / 커피전문가
"커피를 보여줬을 때 사람들이 놀라는 것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향 때문에 놀라고 두 번째는 쓴 맛에 놀랍니다. 향만큼 맛이 없기 때문에 하지만 그 후에 우유와 설탕을 넣어 마시면서
이게 서양문화 이구나 기독교문화이구나 느낄 수 있는 거죠."
한국레저경영연구소와 인천광역시 중구문화재단은 우리나라 최초 서비스된 커피가 인천에서 시작된 사실을 알리기 위해 개항커피 시연·시음회를 가졌습니다.
고종황제가 1896년 아관파천 당시 러시아 공사관에서 마셨던 커피나 1902년 정동 손탁호텔에서 제공된 커피 보다 앞서 1885년 대불호텔에서 자바 커피가 투숙객들에게 제공되고 있었다는 주장입니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미국 감리회 선교사로 우리나라에 첫 발을 내딛은 아펜젤러가 비망록에서 대불호텔에서 여장을 풀고, 잘 준비된 맛있는 서양요리가 나왔다는 대목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석호 소장 / 한국레저경영연구소
"오늘 이 행사를 통해서 여태까지 잘못 알려진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 역사를 바로 잡고 알리고 싶구요. 이걸 바탕으로 최초의 역사를 가진 이곳이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오늘부터 새롭게 거듭나는 새로운 시작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한국사회와 한국여가」, 「골목길 역사산책」을 출간한 최석호 소장은 아펜젤러 뿐만아니라 언더우드 부부 역시 1889년 국내 선교여행에서 커피를 선물했다는 기록이 존재한다며, 교회사적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말합니다.
국내 선교초기 복음을 전하기 위한 매개체로 커피가 사용됐을 거라는 이야깁니다.
[인터뷰] 최석호 소장 / 한국레저경영연구소
"이것은 우리 교회가 특별히 관심을 갖고 이것을 선교의 매개로 삼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적인 전도방식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게 이 커피라고 말씀드리고 싶구요. 언더우드가 결혼하고 선교 답사를 가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선물했던 커피가 오늘날 전국교회에서 시설을 갖추고 있는 교회의 커피숍에서 다시 한번 문화적인 방법으로 선교하는 방법의 매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구대회 대표 / 커피전문가
"실제로도 고위 관리들이 많이 복음을 많이 접했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 분들하고 소통을 할 때 신기한 서양 물건도 있고 커피를 통해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을까 실제로 한강 별장에서 커피를 마셨다는 이야기도 있고 충분히 그런 개연성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인천광역시 중구는 앞으로 우리나라 최초 서비스 커피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기위해 개항커피 체험프로그램과 커피축제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이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