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8일 주유 업계에도 비상이 걸리고 있다. '탱크로리'라고 불리는 유조차 운전기사 대부분이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파업에 동참하면서 일선 주유소에 석유 제품 수급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유조차 운전기사의 화물연대 가입률이 전국 평균 7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경우에는 90%에 가깝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파업이 길어지면 주유소에 제때 기름 공급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일단 정유 업계에서는 당장 수급 문제는 발생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주유소 민원을 받고 있지만, 다행히 아직 심각한 내용은 없다"며 "화물연대 파업 이전에 기름을 확보해 달라고 요청을 했고 대부분 주유소가 통상 2주분의 분량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로 파업 닷새 째인데 이번 주만 지나가더라도 대부분 주유소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조속히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비해 비축분을 확보했더라도 통행량이 많은 고속도로 휴게소와 같은 일부 주유소는 물량 소진이 더욱 빨라 물류 차질이 생길 경우 말 그대로 기름이 바닥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와 관련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수도권에 물량 소진이 많은 곳이나 정유사 직영 주유소, 고속도로에 있는 도로공사 운영 주유소, 알뜰주유소 등에 대해 전수 조사를 하고 있다"며 "총파업 이전에 정유 업계와 협의하면서 미리 재고량을 채워달라는 등 요청을 한 상황이어서 다행히 아직 심각한 피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비축 분량도 주유소 상황에 따라 (소진 시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버틸지) 알 수 없다"면서 "최대한 모니터링하면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자부 박일준 2차관도 전날 대한송유관공사 판교저유소 현장을 방문해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판매량이 많은 주유소부터 점차 재고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업계와 파업 현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재고가 부족한 주유소는 탱크로리를 우선 배차하는 등 파업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화물연대와 첫 교섭에 나서지만 양측 입장이 팽팽해 이르면 29일 화물연대 파업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화물연대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심의할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예고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