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5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배우 김혜수와 유연석이 진행하고 KBS 2TV에서 실시간 생중계된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은 단연 '헤어질 결심'이었다.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발표한 박찬욱 감독의 신작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난 후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깊게 빠져드는 이야기와 배우들의 호연, 영화의 매력을 극대화한 연출 등이 어우러져 평단의 극찬을 받았으며, '헤친자'('헤어질 결심'에 미친 자)와 같은 탄탄한 마니아층을 탄생시켰다.
'헤어질 결심'은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음악상까지 총 6개 부문의 상을 탔다.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촬영 중인 박찬욱 감독이 불참해 최우수작품상 수상 때는 제작사 모호필름의 백지선 대표를 포함해 배우들이 모두 무대에 올랐다. 감독상은 '헤어질 결심'에서 연수 역을 연기한 코미디언이자 방송인인 김신영이 대리 수상했다.
정안 역을 맡은 이정현은 "이렇게 박찬욱 감독님 덕분에 좋은 작품, 좋은 배우들이랑 할 수 있게 돼서 정말 너무나 영광이었다. 감독님 지금 미국에서 열심히 작품 찍고 계시는데 정말로 축하드린다.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은 김신영을 통해 수상소감을 전했다. 박 감독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촬영하느라 못 간다. 원통하다. 오랜만에 김신영씨를 만날 수 있었는데. 영화감독이 되어 좋은 점이 하나 있다면 여러 분야의 재능 있는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헤어질 결심'에서도 참 좋은 배우와 그리고 스태프들 많이도 만났다. 오래 만나온 사람도 있고 새로 만난 사람도 있다. 그분들과 이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다. 오늘 밤 여러분께 술 한 잔 사고 싶지만 그 기쁨은 약간 미뤄둬야 하겠다.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라고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남녀 주연상도 '헤어질 결심'에게 돌아갔다. 박해일은 "감사드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우선 제게 형사 장해준 역할을 맡겨주시면서 마음껏 제가 뛰어놀 수 있게 해 주셨던 박찬욱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형사 해준을, 대사를 아주 매력적으로 써 주신 정서경 작가님께도 감사드린다. 또 아까 음악을 들으면서 울었던, 극중 해준을 바닷가에서 영원히 헤어나올 수 없게 만들어줬던 송서래 역을 완벽하게 연기해준 탕웨이씨에게 이 수상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라는 변변치 않은 배우의 면면을 조금 더 매끄럽게 깊이 있게 만들어 준 예술가 스태프분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의 말씀드린다. 해외 개봉을 통해서 함께 고생했던 CJ ENM 제작진에게도 감사의 말씀드리겠다"라며 "저에게는 올해 참 행복한 한 해였던 것 같다. 이 한 해 의미를 언젠가 다시 관객분들께 갚아드리겠다. 기대해 주십시오.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탕웨이는 트로피를 받아들고 "이거, 너무 좋아요!"라고 해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청룡영화상, 감사하다"라고 한 탕웨이는 이후 영어와 중국어로 소감을 이어갔다. 그는 "이 대본을 써 주신 정서경 작가님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이 시나리오를 완성하게 만들어 준 모든 한 분 한 분한테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 이 작품을 큰 스크린에 상영할 수 있게 도와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그 극장에 와서 이 영화를 봐주신 관객 한 분 한 분한테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탕웨이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평생 하나의 좋은 시나리오, 좋은 캐릭터를 기다리며 산다. 어떤 때는 몇 달을 기다리기도 하고, 몇 년을 기다리기도 하고, 심지어는 몇십 년을 기다리기도 한다. 저는 송서래라는 사람을 만난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감사하다. 같이해 주신 분들 정말 감사하다"라고 부연했다.
영화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삽입곡 '안개' 무대도 펼쳐졌다. 원곡자 정훈희는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과 함께 '안개'를 불렀고, 곡을 감상하던 탕웨이는 눈물을 보였다.
다음은 제43회 청룡영화상 수상자(작) 명단.
▲ 최우수작품상 : '헤어질 결심'
▲ 감독상 : '헤어질 결심' 박찬욱
▲ 신인감독상 : '헌트' 이정재
▲ 남우주연상 : '헤어질 결심' 박해일
▲ 여우주연상 : '헤어질 결심' 탕웨이
▲ 남우조연상 : '한산: 용의 출현' 변요한
▲ 여우조연상 : '장르만 로맨스' 오나라
▲ 신인남우상 :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김동휘
▲ 신인여우상 : '불도저에 탄 소녀' 김혜윤
▲ 각본상 : '헤어질 결심' 정서경·박찬욱
▲ 촬영조명상 : '헌트' 이모개·이성환
▲ 편집상 : '헌트' 김상범
▲ 음악상 : '헤어질 결심' 조영욱
▲ 미술상 : '킹메이커' 한아름
▲ 기술상 : '범죄도시2' 허명행·윤성민(무술)
▲ 청정원단편영화상 : '새벽 두시에 불을 붙여' 유종석
▲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 '범죄도시2' 이상용
▲ 청정원 인기스타상 : 임윤아·다니엘 헤니·아이유·고경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