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0 대 0으로 비겼다. 나란히 승점 1점씩을 챙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선 손흥민(토트넘)의 활약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우루과이와 중원 싸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세계적인 미드필더로 떠오른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와 손흥민의 동료인 로드리고 벤탄쿠르(토트넘), 마티아스 베시노(라치오)로 구성된 중원은 우루과이의 장점으로 꼽힌다.
벤투 감독은 이에 맞서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정우영(알사드)을 미드필더진에 배치됐다. 이재성과 황인범이 공격 2선에 나섰고, 정우영이 포백 라인을 보호했다.
세 명의 미드필더는 우루과이와 중원 싸움에서 쉽게 밀리지 않았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나폴리)를 중심으로 한 후방 빌드업도 원활하게 이뤄졌다. 비록 점유율은 44%로 우루과이보다 낮았지만, 경기 내내 팽팽하게 맞섰다.
앞서 이변을 연출한 사우디아라비아, 일본과는 확연히 다른 전술을 구사했다. 두 팀은 날카로운 역습으로 득점 찬스를 노렸지만, 한국은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며 우루과이의 골문을 위협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2일 아르헨티나와 C조 1차전에서 2 대 1로 이겼다. 점유율은 32%로 주도권을 내줬지만 역습 찬스에서 만든 두 번의 슈팅을 모두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23일 독일과 E조 1차전에서 2 대 1 승리를 거둔 일본 역시 점유율이 28%에 불과했다. 하지만 단 4번의 유효 슈팅으로 2골을 만들었다.
비교적 약체로 분류된 아시아의 두 국가는 역습 전술을 통해 나란히 우승 후보를 꺾었다. 월드컵에서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이를 참고해 볼 법하지만, 벤투 감독은 자신이 추구하는 점유율 축구로 우루과이를 상대했다.
후반전에는 잠시 주춤했다. 우루과이가 후반 20분까지 점유율 54%로 우위를 점하며 공세를 펼쳤다. 그러자 벤투 감독은 후반 29분 교체 카드 3장을 꺼내들어 변화를 꾀했다. 이재성, 나상호, 황의조를 빼고 손준호(산둥 타이산), 이강인(마요르카), 조규성(전북)을 투입했다.
교체로 투입된 세 명의 선수는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강인과 조규성은 들어오자마자 슈팅을 하는 등 우루과이의 골문을 위협했다. 그동안 벤투 감독에게 기회를 받지 못한 이강인은 이날 경기를 통해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한국은 몇 차례 좋은 기회를 맞았다. 경기 종료 직전 손흥민이 상대 골키퍼의 패스 실책을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 빗나갔다. 곧바로 황인범도 문전 앞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결국 우루과이와 팽팽한 접전 끝에 0 대 0 무승부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