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 대표팀은 카타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럼에도 24일 오전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의 주요 검색어에 전날 열린 독일과 일본 경기에서 일본 이겼다는 뉴스들이 최상위권을 도배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중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관영 중앙텔레비젼(CCTV)은 매 경기를 실시간으로 중계방송하고 있다.
그런데 매일 밤 안방 극장에 비춰지는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의 마스크를 쓰지 않은 수만 명의 관람객들의 모습을 보면서 중국인들의 제로코로나 방역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다.
'위드 코로나'를 넘어 '탈 코로나'한 세계 다른 나라들과 달리 코로나19 발생 3년이 다 되어 가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걸핏하면 봉쇄되고 격리되는 중국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불만 지수도 함께 높아가고 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광둥성에 있는 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사용자는 "마스크 없이 월드컵 경기를 직접 관람하는 사람도 있고, 한 달 동안 집에 갇혀 있고, 두 달 동안 캠퍼스에 갇혀 문 밖으로 나오지도 못한 사람도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누가 내 인생을 훔쳤을까? 나는 말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산시성의 한 웨이보 사용자도 자신의 계정에 자신의 나라인 중국에 실망감을 나타내면서 "중국인들이 월드컵을 통해 해외의 실상을 알게 되고, 나라 경제와 자신의 젊음을 걱정하게 되었다"고 적었다.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앱인 위챗 대화방에는 "중국과 카타르가 같은 행성에 있는 거냐"며 방역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는 공개서한이 올라왔다가 삭제되기도 했다.
삭제된 글은 중국의 방역 당국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를 수신처로 하는 '열 가지 질문(十問)'이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이다.
공개서한에는 "나이지리아의 방역 작업은 분명한 결과를 얻었다. 그런데 우리는 나이지리아로부터 배우지 않고 미국 데이터만 본다. 우리의 전염병 예방이 정말 의미가 있는 거냐"는 질문도 있다.
월드컵 경기를 중계하는 CCTV는 지정학적 경쟁 대상자인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대량 사망과 혼란을 자세히 보도했던 바로 그 곳이다.
하지만 CCTV에서는 코로나 방역에 반발하는 광저우와 정저우 등지의 시위는 보도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