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힘에 겨운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허난성 성도 정저우에서 노동자들이 격렬한 항의시위를 벌였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더우인에는 수천 명의 폭스콘 노동자들이 방역복을 입고 시위 진압용 방패를 든 경찰과 대치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또 수백 명의 노동자가 한밤중 헤드라이트를 비추는 경찰차와 대치한 채 "우리의 권리를 지키자"라고 소리를 지르고, 경찰차에서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오자 "연막탄!, 최루탄!"이라고 소리를 지르고 소화기를 뿌리며 맞서는 장면도 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 기지인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전날 밤 수백 명의 노동자와 회사 보안 요원들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발생해 이날 오후까지 계속됐다.
트위터 등에는 양측이 몸싸움을 하며 맞서는 영상과 함께 일부 직원들이 쇠 파이프와 철제 펜스, 의자 등을 집어던지는 장면이 담겼다. 한 회사 직원은 이 과정에서 노동자 여러 명이 다치고 경찰이 현장 출동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의 아이폰 생산 공장인 폭스콘 공장에는 중국인 노동자 20여만 명이 근무했었는데 지난달 하순부터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상당수 노동자들이 엄격한 방역과 열악한 처우에 불만을 품고 공장을 탈출해 집으로 돌아갔다.
이에 업체 쪽은 높은 급여 등을 약속하고 노동자들을 새로 모집했지만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노동자들은 약속된 보너스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제공되는 음식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정저우에서는 22일 하루에 820여 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는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5일부터 다시 봉쇄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민들 사이에 공포와 불만이 일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중국 최대 직물 시장이 있는 광저우 섬유중심지 하이주 지역에서는 엄격한 방역과 차별에 불만을 품은 이주 노동자들 수백명이 차단벽을 부수고 거리를 행진하며 핵산검사 중지와 봉쇄 해제를 요구하다 경찰에 의해 해산되는 일도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