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월드컵에서는 계속 감독이 바뀌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쓴 거스 히딩크 감독도 월드컵을 1년 반 앞두고 부임했다.
이어 2006 독일월드컵 때는 움베르투 코엘류-조 본프레레를 거쳐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본선을 지휘했고,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조광래-최강희를 지나 홍명보 감독이 본선을 책임졌다. 2018 러시아월드컵 역시 울리 슈틸리케가 최종예선 막판 경질되면서 신태용 감독이 본선에 나섰다.
4년은 아니지만, 예선부터 허정무 감독이 책임졌던 2010 남아공월드컵은 16강이라는 성과를 냈다.
러시아월드컵 종료와 함께 벤투 감독이 부임했다. "4년을 맡기겠다"던 약속대로 벤투 감독은 월드컵을 위한 시작부터 월드컵까지 팀을 만들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4년을 채우면서 월드컵이라는 무대만 앞두고 있다.
선수들이 느끼는 4년은 신뢰였다. 최종예선을 큰 위기 없이 통과했고, 4년이라는 시간 동안 팀도 색깔을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 두 번이 월드컵과 달리 믿음이 생겼다.
정우영(알사드)은 23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H조 1차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지난 월드컵을 경험하면서 4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비교를 하자면 4년을 준비하면서 훨씬 안정감을 느끼고 있다. 조직적으로도 선수들이 한 팀이 됐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지난 월드컵은 쫓기듯이 치렀다"면서 "이번에는 한 감독 밑에서 4년을 준비하고, 예선도 쭉 치렀다. 선수들이 가진 장점은 안정감이다. 물론 월드컵이라는 무대에 대한 긴장감은 있다. 다만 의구심보다는 안정감과 자신감이 더 차있다"고 덧붙였다.
알론소 감독이 부임한 시점은 지난 1월. 월드컵까지 10개월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남미 예선까지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알론소 감독의 색깔로 팀을 꾸리기에는 분명 부족한 시간이다.
4년을 한 감독과 준비한 한국과 분명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다.
우루과이 디에고 고딘은 "너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비판도 있었고, 감독도 떠났다. 부담이 컸다"면서 "월드컵까지 도달하는데 압박이 굉장했다. 기쁘다기보다는 안도감이 컸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다만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가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15년 동안 같은 감독 아래 있다가 갑자기 변화를 추구하기는 어렵다"면서 "남미 예선에서도 어려운 순간이 있었지만, 잘 대응했다. 우루과이의 성숙도, 새 감독의 능력을 볼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