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것만 한다면 포스코가 아닙니다. 불가능한걸 이뤄낸게 포스코 정신입니다. 후배들아 우리는 할수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9월 6일 태풍 힌남노에 제철소 가동 이후 처음으로 냉천이 범람하며 여의도 면적에 달하는 제품 생산 라인의 지하 Culvert(길이 40km, 지하 8~15m)가 침수됐다. 지상 1~1.5m까지 물에 잠기는 불가항력적 천재지변이 발생했다.
포항제철소 직원과 협력사 직원 등이 피해 회복에 나섰고, 냉천 범람 당시 가장 피해가 컸던 압연 공정은 23일 현재 압연 18개 공장 중 7개 공장을 재가동하는 성과를 냈다.
당초 포항제철소의 가동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는 결과이다. 포스코만의 포스코 정신이 바탕이 돼 이같은 성과를 낼수 있었다.
46년간 포스코맨으로 일하며 '포스코 1호 명장'이 된 손병락 명장은 지금도 태풍 힌남노를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공장에 들이닥친 물은 빠졌지만, 공장 지하시설과 설비에는 뻘물이 그대로 남았다. 특히 뻘물이 들어간 모터는 포기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하지만, 새 모터를 구입하면 1년 뒤에나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서, 손병락 명장은 모터를 현장에서 분해하고 정비후 재조립할 것을 회사에 제안했다.
회사 측은 '포스코 1호 명장'의 뜻을 받아 들였고, 복구에 들어갔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불과 2달이 채 안돼 복구했고 가동을 앞두고 있다.
손병락 명장은 "침수현장이 엉망이었는데 후배들한테 포스코는 할 수 있다. 우리가 직접 복구하자했을때 후배들이 나를 믿고 따라와준 것에 대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가 우리가 복구를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을 때 우리는 할 수 있다고 했고, 결국 우리가 복구를 해냈다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1열연, 1냉연 등 7개 공장이 정상가동 중이며 연내 기존 포항제철소에서 공급하던 제품을 모두 정상적으로 재공급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대 170톤에 달하는 압연기용 메인 모터 복구작업은 EIC기술부 손병락 명장의 주도하에 50년간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이 총 동원되고 있다.
총 47대중 33대를 자체적으로 분해·세척·조립해 복구하는데 성공했으며 나머지 모터 복구작업도 공장 재가동 일정에 맞춰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빠른 회복은 창사 후 첫 가동 중단이라는 특단의 조치 덕분에 압연지역 완전 침수에도 불구하고 제철소 내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나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이후 복구기간을 대폭 단축시키는 계기가 됐다.
포스코는 제철소의 심장인 고로 3기를 동시에 휴풍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50년의 조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쇳물이 굳는 냉입(冷入) 발생을 사전에 방지함으로써 고로를 4일만에 재가동시킬 수 있었다.
이는 세계 철강산업 역사상 보기 드문 사례로, 이후 포스코는 냉천 범람에 직격탄을 맞아 피해가 심했던 압연공정 복구에 집중함으로써 제철소 전체의 빠른 정상화가 가능하게 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빠르게 보다 안전하게' 전 임직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일치단결해 빈틈없이 복구를 진행해 초유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더 단단한 조직과 더 강건한 제철소로 거듭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