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부르주아 '기울어진 사람들'…중력 퍼포먼스란 이런 것

'기울어진 사람들' credit Geraldine Aresteanu
정사각형 턴테이블 모양의 판자 위, 5명의 사람이 위태롭게 서 있다. 빠른 속도로 회전하며 흔들리는 불안정한 판자 위에서 그들은 쓰러지지 않기 위해 회전을 거슬러 달리며 고군분투한다. 쓰러지고, 일어나고, 끌어안기를 반복하며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시간을 버텨낸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아크로바터 겸 안무가 요안 부르주아가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강서구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중력 퍼포먼스 '기울어진 사람들'을 한국 초연한다. 

2014년 리옹 댄스 비엔날레에서 초연한 '기울어진 사람들'은 회전하는 무대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통해 다양한 힘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러닝타임 60분.

요안 부르주아는 서커스와 현대무용을 결합하고 중력을 테마로 한 일련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프랑스 국립서커스학교와 국립현대무용센터에서 서커스와 현대무용을 동시에 수료한 유일한 학생이었던 그는 마기 마랭 무용단에서 4년간 활동한 뒤 2010년 자신의 컴퍼니를 창단했다. 2016년에는 프랑스 그르노블 국립안무센터 예술감독으로 임명됐다. 서커스 아티스트가 프랑스 국립기관의 예술감독이 된 첫 사례였다.

트램펄린, 턴테이블, 추, 시소 등을 활용한 그의 공연은 특정 장르로 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합적이고, 미학적으로도 완성도가 높다. 애플 에어팟, 갭, LG 시그니처의 광고를 통해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콜드플레이, 해리 스타일스, FKA 트위그스 등 가수 뮤직비디오와 루이비통, 티파니앤코의 패션쇼·카탈로그에서도 그의 안무를 찾아볼 수 있다.

25~27일 LG아트센터 서울 내 U+ 스테이지에서는 요안 부르주아의 솔로작 '오프닝 2'를 선보인다. 계단에서 바닥으로 떨어진 후 트램펄린에 튕겨져 다시 계단으로 올라서는 움직임을 반복하는 이 공연은 그의 대표적 퍼포먼스 중 하나다. 이 퍼포먼스는 지난 10년간 다양한 작품으로 변주됐다. 지난 1월 완성한 후 프랑스에서 관객에게 공개된 이 공연 영상은 SNS에서 급속도로 퍼지며 화제를 모았다. 러닝타임 10분.
오프닝 2. credit Geraldine Arestean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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