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꺾은 사우디 르나르 감독, 4년 전 韓 지휘봉 잡을 뻔

에르베 르나르 감독. 연합뉴스
2018 러시아월드컵이 끝난 뒤 대한축구협회는 새 사령탑 찾기에 나섰다.

"유명하지 않아도 유능한 감독 영입"이라는 계획 아래 다수의 외국인 감독과 만났다. 후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 훌렌 로페테기 등이 후보로 알려졌다. 그리고 또 다른 후보 중 하나가 에르베 르나르 감독이었다.

바로 2022 카타르월드컵 C조 1차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울린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령탑이다.

르나르 감독은 2018년 모로코 사령탑이었다. 대한축구협회와 접촉했지만 모로코와 계약기간이 남은 탓에 위약금 등의 문제로 한국행이 불발됐다.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프랑스 출신 르나르 감독은 흔히 말하는 강팀을 이끈 경력은 없다. 하지만 잠비아를 이끌고 2012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했고, 2015년에는 코트디부아르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후 모로코를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러시아)으로 이끌었고, 아프리카 올해의 감독상도 수상했다.

한국과 협상 실패 후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으로 부임했다.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도 일본을 제치고 B조 1위로 카타르행 티켓을 잡았다.

그리고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역대급 이변을 연출했다. 선제골을 내주고도 과감한 오프사이드 트랩으로 아르헨티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오프사이드로 취소된 골만 3골. 르나르 감독은 "이것이 축구다. 때로는 미친 장면들이 연출된다"고 웃었다.

ESPN은 "르나르 감독의 천재적인 전술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무엇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힘은 원팀에서 나왔다. 모든 국가들이 원팀을 외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진짜 원팀이나 다름 없었다. 아르헨티나전 선발로 나선 11명 중 9명이 아시아 챔피언 알힐랄 소속이다. 알힐랄과 함께 월드컵에 출전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진이 기계처럼 라인을 맞출 수 있었던 힘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