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 이란…'우라늄 농축 확대' 꺼내든 이유는?

2020년 촬영된 이란 포르도 핵시설 위성 사진. 연합뉴스

이란이 22일(현지시간)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확대를 선언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원자력기구(AEOI)는 이날 "포르도 지하우라늄농축시설(FFEP)을 순도 60%의 우라늄 농축 시설 명단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나탄즈에 이어 포르도를 우라늄 농축 시설 명단에 올려놓은 것이다. 
 
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주 이란이 이전에 지정했던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서 우라늄의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힌 뒤 나온 이란의 반응이다. 
 
순도 60%의 농축 우라늄이 일정량 확보되면 순도 90%의 고농축 우라늄으로 재처리할 수 있고 이는 핵무기 제조에 이용될 수 있다. 즉, 순도 60% 우라늄은 핵무기 바로 전 단계의 농축 수준인 것이다. 
 
이에 대해 이란은 "2015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유럽연합 등과 맺은 핵협정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며 "이란은 순수한 평화 목적의 핵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해 4월 순도 60% 우라늄 농축에 성공했고, IAEA는 이란이 현재 60% 농축 우라늄 62.3kg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란 국기. 연합뉴스

이같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확대는 일종의 '시선 돌리기'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이란은 이른바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석달째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사용하고 있는 '공격 드론'이 이란산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의 비판에 직면한 이란 정부가 국면 전환용으로 우라늄 농축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주장인 것이다. 
 
이란의 현 상황은 말그대로 '엉망진창'에 가깝다. 이번 이란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국제사면위원회는 이란 당국의 강경진압으로 지금까지 최소 305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 가운데 41명이 아이들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CNN은 "이란 히잡 시위에서 붙잡힌 사람들이 남녀 구별없이 구금 시설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테헤란의 한 지하철역에서 이란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영상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이란 국가대표 선수들은 21일(현지시간) 조별리그 B조 1차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 앞선 국가 연주 때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고 전원이 침묵을 지켰다. 외신들은 이란 반정부 시위에 대해 지지의 뜻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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