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은 22일 김건희 여사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대통령실로부터 고발당한 것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적 없다. 기분모욕죄, 기분나쁨죄 정도 될 수 있겠다"라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가 아동의 빈곤과 아픔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한 빈곤 포르노를 찍은 건 맞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장 최고위원은 김 여사가 동남아 순방 중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는 아동의 집을 방문해 찍은 사진에 대해 "김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어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의 글을 인용해 김 여사가 조명을 사용해 해당 사진 촬영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장 최고위원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김 여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이에 대해 장 최고위원은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다. 김 여사의 의견을 먼저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어찌됐든 조명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캄보디아 전형적인 서민 주택인데 백열전등이 켜진 것도 아니고 우리 의원실에서도 조명 없이 카메라로 찍으면 그렇게 영상이 안 나온다"며 "(의혹 제기를) 철회할 생각은 없다. 도둑질은 도둑질이다. 불을 켜고 도둑질을 했든 불을 끄고 도둑질을 했든 빈곤 포르노를 찍은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이 야당 의원을 대상으로 헌정 사상 최초로 고발조치 했다"며 "재갈을 물리기 위해 고발하고 겁박한다면 거기에 응하면 안되지 않겠나"라고 응수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논평을 통해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라 모든 것을 고발과 수사로 해결하려는 것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이 우리당 장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형사 고발하겠다고 한다"며 "정치적 공방을 형사사건으로 만들겠다니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자신들의 잘못은 끝까지 부인하면서 걸핏하면 언론과 야당에 화살을 돌리고 있으니 뻔뻔하다"며 "야당 의원의 발언을 꼬투리 잡아 사건의 본질을 흐리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혹에 성실하게 답하는 것이 대통령실의 바른 태도"라며 "그러나 대통령실은 거꾸로 이러한 의혹을 전한 야당 국회의원을 고발하겠다니 참 뻔뻔한 태도"라고 강조했다. 고발을 즉시 철회하고 관련 의혹을 해명하라고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