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LG의 출혈이 적잖다. 주전 포수 유강남에 이어 4번 타자 채은성까지 떠나게 됐다.
한화는 22일 22일 "채은성과 6년 총액 90억 원(계약금 36억 원, 연봉 44억 원, 옵션 10억 원)에 사인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롯데는 유강남과 4년 총액 80억 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LG로서는 한꺼번에 주전 2명이 빠져나가게 됐다. 채은성은 올해 타율 2할9푼6리 12홈런 83타점을 올렸는데 2018년에는 타율 3할3푼1리 25홈런 119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유강남은 통산 1030경기 타율 2할6푼7리 103 홈런 447타점을 기록했는데 특히 올해 LG의 팀 평균자책점(ERA) 1위(3.33)를 이끌었다.
최근 LG는 우승에 대한 뜨거운 야심을 드러냈다. 팀 창단 30주년을 맞은 2020년을 전후해 우승 열망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류중일, 류지현 감독 등이 이끈 LG는 1994년 이후 3번째 우승은커녕 2002년 이후 한국시리즈(KS) 진출이라는 염원도 이루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LG는 계약이 만료된 류지현 감독과 재계약 대신 우승 청부사를 초빙했다. '염갈량' 염경엽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에게 지휘봉을 맡겨 3년 안에 팀을 정상에 올려놓으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하지만 LG는 신임 사령탑이 오자마자 기존 전력이 유출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잠실 라이벌' 두산이 '국민 타자' 이승엽 감독을 선임하면서 한국 최고의 포수이자 정상급 타자 양의지를 역대 최고액(4+2년 152억 원)에 영입하며 취임 선물을 안긴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다만 LG는 그래도 전력 유출에 대한 타격을 견뎌낼 수는 있다. 유강남이 이적하지만 KIA에서 FA로 풀린 포수 박동원을 4년 최대 65억 원에 영입했다. 주전 안방마님 공백은 그나마 덜할 전망이다. 박동원은 염 감독이 넥센(현 키움) 시절 함께 했던 제자다.
채은성의 공백도 아쉽지만 LG는 외야진이 두텁다. 국가대표 주장 김현수를 비롯해 최고의 톱타자 박해민, 홍창기 등이 건재하다. 여기에 올해 3할 타율을 달성한 문성주도 있다. 보호 선수 등으로 보강할 방법도 열려 있다.
LG의 숙원인 외인 거포 문제만 해결하면 올해 1루수도 봤던 채은성의 빈자리는 메울 수 있다. LG는 올 시즌 외인 타자 부재 속에 가을 야구에 나섰지만 키움과 플레이오프에서 밀리면서 20년 만의 KS 진출이 무산됐다.
3년 만에 우승을 다짐한 염경엽 신임 감독. 과연 FA 시장에서 주전 2명을 뺏긴 공백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