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은 금물이다. 한국과 조별 리그에 만날 가나의 전력이 예상보다 강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오는 28일 오후 4시(이하 현지 시간)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가나와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 리그 H조 2차전 경기를 치른다. 24일 우루과이와 1차전 뒤 열리는 경기다.
H조는 한국,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로 꾸려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포르투갈(9위)이 가장 높고 우루과이(13위), 한국(28위), 가나(60위) 순이다. H조에서 가나를 상대적 약체로 표현하는 이유다.
한국은 2010 남아공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원정 16강 진출을 노린다. FIFA 랭킹이 낮은 가나에 승리하고 우루과이 또는 포르투갈과 최소 무승부를 거두는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다.
그러나 FIFA 랭킹에는 함정이 있다. A매치를 많이 치를수록 경기에 이길수록 순위가 올라간다.
2014년 12월 당시 한국의 FIFA 랭킹은 역대 최하위인 69위였다. 지금의 가나보다 낮다. 이후 꾸준히 랭킹을 끌어 올린 한국은 월드컵 직전 28위까지 도약했다.
축구를 잘 하면 랭킹은 올라간다. 여기에는 꾸준한 A매치가 뒷받침돼야 한다. 벤투 호도 많은 평가전을 치러 순위를 올렸다.
축구를 잘 하더라도 평가전을 많이 치르지 않으면 순위가 낮을 수 있다. 각국 축구협회 운영 방식에 차이에 따라 순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가나축구협회는 지난 2018년 고위 관리와 심판이 뇌물을 받은 것이 밝혀져 가나 정부가 해체한 바 있다.
결국 가나가 랭킹 60위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이미 가나는 카타르 입성 전 스위스(랭킹 15위)와 평가전에서 2 대 0으로 이겼다.
21일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존 훈련장에서 만난 가나 대표팀의 관계자도 비슷한 생각이었다. 이날은 가나 대표팀의 첫 미디어 공개 훈련이었다.
가나 대표팀 관계자는자국 랭킹이 60위라는 것에 대해 "FIFA 순위는 허상"이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스위스의 랭킹이 높았지만 우리가 이겼다"며 "랭킹은 전적이 쌓인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토너먼트 경기는 결과를 알 수 없다. 핵심은 그라운드 위에 있는 선수들의 컨디션"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가나 대표팀의 훈련 모습을 손으로 가리켰다. 컨디션이 좋다는 가나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가나는 H조 최약체가 아닌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