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중국 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0.8%에 그쳤다. 한때 20% 점유율로 중국 시장 1위였던 삼성전자는 현지 업체에 밀리고 '사드' 악재까지 겹쳐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22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 11일 광군제를 전후로 한 중국 최대 쇼핑 축제 기간에 스마트폰 판매량은 90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5% 감소한 수치다.
애플은 350만대의 출하량으로 점유율 39%를 보이며 31%에 그친 샤오미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특히 애플은 매출 기준으로는 35억달러(약 4조7400억원)를 기록, 전체 시장 매출의 68%를 차지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애플도 전년 대비로는 출하량이 27% 감소했지만 현지 업체를 누르고 리더십을 강화했다"며 "아이폰14와 아이폰13 시리즈로 고가의 프리미엄 시장을 지배했다"고 평가했다.
애플은 9월 20일에서 10월말에 이르는 약 6주 동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 증가했다. 샤오미가 33% 빠지는 등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전체가 15% 역성장하는 동안 상승세를 이어갔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강민수 연구원은 "애플의 중국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지위는 화웨이의 부재, 타 브랜드의 고가 영역 진출 제한 등으로 인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가성비를 앞세운 현지 업체의 등장으로 점유율을 차츰 내주기 시작하더니 2016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논란으로 불매운동에 휩싸이면서 가파르게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 4분기 관련 조사에서 처음으로 점유율이 0%대로 떨어졌고, 6년째 반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중국 내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0.8%을 기록했다는 최근 조사도 있다.
중국에서 부의 상징으로 통하는 금색을 경첩 등 주요 부위에 활용하고, 사양에 민감한 중국 소비자를 겨냥해 램과 저장공간을 키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도 갤럭시Z폴드3를 기반으로 한 'W22'를 출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사업의 새 전략을 짤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다 공급망 관리 차원에서도 전사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사업 조직을 개편해 부회장 중심으로 혁신팀을 만들었다"며 "여러 분석과 고민을 기반으로 휴대폰 비즈니스도 방향성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점유율 22%로 세계 1위를 지켰지만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1% 감소했다. 애플은 유일하게 전년 동기보다 출하량을 늘리며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했다.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서의 삼성전자의 부진이 더 뼈아픈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중국 시장에서 큰 위기감을 갖고 대응하고 있지만 개편 전략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며 "뾰족한 반전 카드가 나오지 않는 한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