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2022 카타르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공식석상에 한 일은 개최국 카타르를 '변호'하는 것이었다.
2022 카타르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겨울' 월드컵이다. 또 최초로 중동 국가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다.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한 후 최근 10년 동안 이주 노동자 6500명 이상이 대회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또 여성 인권이 존중되지 않는 나라에서 월드컵이 열린다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게다가 월드컵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카타르 당국이 경기장 내 맥주 판매를 강하게 반대했고 FIFA가 이를 받아들이자 축구 팬의 불만은 증폭됐다.
"카타르가 개최국으로 선정된 것은 나의 실수"라는 제프 블래터 전 FIFA 회장의 최근 발언도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인판티노 회장은 현지시간으로 19일에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카타르 개최'와 관련한 여러가지 질문을 받았다. 특히 유럽 국가 미디어의 관심이 높았다.
인판티노 회장은 이주 노동자의 인권 문제와 관련해 "만약 유럽이 이들의 삶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유럽도 카타르처럼 국경을 열고 자국에서 그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외에도 카타르의 인권 상황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인판티노 회장은 유럽이 카타르를 비판하는 것을 "위선"이라고 정의하며 강하게 맞섰다.
그는 "누군가에게 도덕적 교훈을 주기에 앞서 유럽이 지난 3000년 동안 했던 일을 생각하면 유럽은 향후 3000년 동안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강대국들의 잦은 전쟁과 식민지 경쟁 등으로 인해 오랜 기간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고통 받았던 과거를 언급한 것으로 들린다.
이처럼 인판티노 감독은 카타르의 대회 개최에 아무 문제가 없다며 "어떤 나라도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이 대회 개최를 원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수년 전 남북한의 여자 월드컵 공동 개최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어느 나라에게나 월드컵을 개최할 자격이 있다'는 주장을 강조하고 카타르를 변호하기 위해 북한이라는 극단적인 예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