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노선…인천 하기에 달렸다"

"5호선 연장 노선에 검단 포함?…인천시, 특단의 대책 내놔야 할 것"
김포 10년 내에 인구 70만도시로 성장…우수기업 유치도 청신호
"콤팩트시티 성공에 5호선 김포 연장은 필수"

김병수 김포시장. 김포시 제공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노선 결정은 인천 하기에 달렸습니다. 우선 인천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오가는지 지켜볼 생각입니다."

 

"5호선 연장 노선에 검단 포함?…인천시, 특단의 대책 내놔야 할 것"


김병수(52) 김포시장은 최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천시가 5호선 연장 노선에 검단 지역을 포함하려면 서울과 김포가 받아들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가져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포시는 지난 11일 서울시, 서울 강서구와 함께 '서울 5호선 김포 연장(방화역~김포)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은 지난해 6월 수립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추가 검토 사업으로 반영됐다. 해당 지자체 간 협의가 전제 조건이다.
 
이를 두고 인천시와 김포시가 각각 다른 노선 구상으로 서울시와 논의했다. 김포시는 검단신도시 북쪽(인천 1개 역)을 지나 김포 중심지와 더 가까운 노선 계획을, 인천시는 검단신도시 남쪽을 지나며 서구지역에 여러 역을 조성하는 노선 계획을 각각 제시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강서구, 김포시가 인천시를 제외하고 '서울 5호선 연장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이때를 맞춰 국토교통부는 김포시 양촌읍·장기동·마산동·운양동 일원 731만㎡ 부지에 4만6000호에 달하는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를 조성하고 김포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자율차와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형 교통체계를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이 김포시를 중심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같은 결과를 낸 것에 대해 김병수 김포시장은 "서울시가 원하는 게 5호선의 노선 연장이 아닌 '방화차량기지 이전과 그 일대 개발'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협상에 나섰다"며 "서울시가 방화 차량기지 주변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기로 하면서 대화가 급물살 타고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포 10년 내에 인구 70만도시로 성장…우수기업 유치도 청신호

서울 5호선 김포 연장은 김 시장의 후보 시절 주요 공약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 선대본부 직능총괄본부에서 광역교통개선지원단장을 맡았다. 출마 선언 당시 "김포시장이 되는 즉시 신속하게 협의 테이블을 구축해 5호선 연장사업을 즉시 착수하겠다"며 해당 사안을 제1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이번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갖고 있는 모든 인맥을 총동원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이번 서울 5호선 연장사업 업무협약 체결과 정부의 콤팩트시티 조성을 통해 향후 10년 안팎에 인구 70만명 도시로 급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우수 기업유치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콤팩트시티 성공에 5호선 김포 연장은 필수"


김 시장은 서울 5호선 연장사업의 노선 합의에서 주도권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아직 노선은 정해지지 않았고 연장 노선이 어떻게 합의될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대규모 택지 사업인 콤팩트시티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5호선 김포 연장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김 시장은 임기 초반 홍철호 전 국회의원을 자신의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 "홍 전 의원에게 고맙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 시장은 2014년부터 6년간 홍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지냈다. 이 때문에 홍 전 의원을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옥상옥(屋上屋·필요없이 생긴 윗자리)' 논란이 있었다.
 
김 시장은 "홍 의원은 자기를 보좌했던 인물이 자신을 임명하는 상황을 받아들인 건데 자칫 자존심 상할 수 있는 제안임에도 김포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홍 의원의 대단한 결심에 너무 고맙고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서울시청에서 (왼쪽부터) 김태우 서울 강서구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병수 김포시장이 '서울 5호선 김포 연장(방화역~김포)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김병수 김포시장과의 일문일답.
 

한강2 콤팩트시티 지정과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 합의를 동시 발표한 소감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이 문제에 시민들이 참 목말라 있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사실 지난 11일 김포지역 신규 택지 조성과 서울 5호선 연장을 연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민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까 걱정했다. 그런데 반대로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오면서 안도했다. 국토교통부도 비슷했을 것 같다.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대규모 택지 공급 발표가 자칫 부담될 수 있었다. 다행히 시장 반응도 좋다.
 

동시 발표를 통해 김포시민이 받는 이익은 무엇인가

=시간적으로 상당한 혜택이 있다. 지난해 국토부가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을 발표할 때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에 추가 검토 사업으로 반영시켰는데 이후 지자체 합의와 경제적 타당성 분석을 통해 진행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번 발표는 지자체 합의와 경제적 타당성 분석을 사실상 해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콤팩트시티가 들어서면 자연히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도 높아진다. 타당성 분석 절차를 생략하는 만큼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다.
 

묵었던 난제들이 한꺼번에 풀리는 인상이다

=보기와 달리 쉽게 이뤄진 건 아니다. 노력을 많이 했다. 막판까지 치열했다. 주변에서 도와주고 내가 동원한 사람들을 따져보면 한 트럭이 넘을 거다. 그동안 내가 갖고 있던 모든 인맥들을 총동원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방부, 국토교통부 등 정말 신경쓰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대통령도 직접 만났다. 당시 두 가지 이야기했다. 첫째가 "김포의 지옥철이 있다는 얘기 들어봤냐"는 것이었고, 둘째는 "김포 지하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지하철 5호선을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대통령실도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했다.
 

인천 서구 검단 지역을 거쳐야 한다는 게 5호선 연장사업 원안이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 인천은 빠졌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의 노선 결정은 인천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애초 5호선 연장 사업이 난항을 겪은 것은 각 지자체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서울시와 김포시, 인천시는 각각 다른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애초 이 사업을 논의할 때 서울시가 내놓은 사업 명칭은 '5호선 방화 차량기지 이전 및 일대 부지 개발 계획'이었다. 5호선 연장이 목표는 아니었다. 우리는 서울시가 부지 개발을 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데 중점을 두고 협상을 이어갔다.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이 핵심 키워드였다. 건폐장을 옮기지 않으면 서울시는 그 일대를 개발할 수 없었다.

우리는 이 문제에 협조하기로 하면서 대화가 급물살을 탔고, 합의를 할 수 있었다. 지금 인천시가 주장하는 검단 연장안은 이 사업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고 사업성도 떨어진다. 인천시가 검단 쪽에 서너개 역을 추가하려고 한다면 김포시와 서울시가 받아들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가져와야 할 것이다. 지금 인천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오가는지 지켜볼 생각이다.
 
인천시가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대규모 택지 사업인 콤팩트시티 사업을 방해할 거라고 보진 않는다. 콤팩트시티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5호선 김포 연장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한강2 콤팩트시티 입주와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이 마무리된 김포는 어떻게 변모할 것이라고 보는가

=김포가 인구 70만 도시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신도시 계획 발표로 12만명 정도가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속도라면 10년 안팎에 인구 70만명을 돌파할 것이다. 이번 한강2 콤팩트시티 사업구역은 기존 김포 한강신도시와 딱 붙어서 추진된다. 즉 신도시 2개가 구축되는 게 아니라 1개의 신도시가 확장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불필요한 사회기반시설 공사를 하기보다 기존의 시설을 이용·확장해 효율성을 높이고 공사 기간도 줄이겠다는 걸 포함하고 있다.
 

기업유치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맞다. 사실 좋은 기업 유치의 핵심은 교통체계 구축이다. 지역 주요 기업과 이야기를 하면 공통적으로 '김포는 교통이 불편해 좋은 인력을 유치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좋은 기업을 유치하려면 먼저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교통이 열악하면 좋은 직원이 김포의 기업에 다니고 싶어도 다닐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세제 혜택 등의 유인책은 그 다음 문제다.
 

앞으로 남은 현안은 뭐가 있는가

=5호선 연장사업의 경우 노선 합의 단계가 남았다. 그러나 아직 노선이 정해지지 않았다. 교통정책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봐야 한다. 김포와 검단은 비슷한 생활권을 공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점차 희미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예컨대 김포 시민들은 검단 신도시가 옛 김포시에서 분리됐기 때문에 애착을 갖고 있다. 실제 인구이동도 김포와 검단 사이에서 많이 이뤄진다. 그런데 최근 타지역 전입자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동질감이 옅어지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이들이 이주할 때 김포와 검단은 행정구역상 아예 다른 곳이기 때문이다. 두 지역이 교류할 기회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출마 전까지 보좌했던 홍철호 전 국회의원을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 말이 많았다.

=김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신 분이다. 민선 8기 김포시의 방향을 계획하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인물이 누구냐는 논의를 했는데 압도적으로 홍 의원의 이름이 나왔다. 처음에 홍 의원은 '옥상옥' 논란이 벌어질 것 같다며 거절했다. 난 홍 의원을 6년간 보좌했다. 이 부분 때문에 잡음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내가 적극적으로 그를 설득했다. 홍 의원은 자기를 보좌했던 인물이 자신을 임명하는 상황을 받아들인 거다. 낙선한 지역구 국회의원이 시장이 된 보좌관한테 임명장을 받는 걸 받아들인 거다. 그게 홍 의원이 그리는 그림이겠는가. 아니다. 자존심 상할 수 있는 제안인데 이 요청을 받아 준 홍 의원이 대단한 결심을 한 것이다. 김포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기에 가능했다. 너무 고맙다. 큰 도움을 받았다. 실제 여의도에서도 '자기 밑에 있던 보좌관의 인수위원장을 맡아준 홍 의원이 대단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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