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용산소방서장 책임? 최선 다했다"…서울시 조직개편 예고

"서울시·행안부·경찰·소방 예측 실패"
"이태원 상인도 타격, 지원책 강구 중"
자치경찰제 비판…"대수술 필요" 강조

오세훈 서울시장. 박종민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경찰에 입건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 대해 "소방서장이 잘했건 못했건 모든 행위의 책임은 수장인 제게 있다"며 "(최 서장은) 최선을 다 했다"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17일 서울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경찰에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된 최 서장과 용산소방서 현장지휘에 책임이 있느냐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오 시장은 경찰수사에 대한 박수민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의 질의에 핼러윈 참사 원인을 서울시와 행정안전부, 경찰, 소방의 예측 실패로 진단하고 "20~30대에게는 핼러윈 데이가 크라스마스보다 더 큰 축제라고 하는 분석도 봤다"며 "안전총괄실, 소방재난본부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측했다면 대응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 서장과 용산소방서 현장지휘팀장이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느냐는 이민옥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의 질의에는 "수사 대상이 됐다고 해서 전부 결론이 기소에 이르지는 않는 걸로 봐도 좋을 것 같다"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인데 수사 대상을 선별하는 것도 길게 보면 비판의 소지가 있다는 관점에서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휘하에 소방재난본부가 있고, 본부장 밑에 25개 소방서가 있다"며 "소방서장이 잘했건 못했건 모든 행위의 책임은 수장인 내가 질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오 시장이 역점사업 홍보에 집중하느라 기본적인 생명권, 생존권, 안전할 권리 등을 놓치고 있다는지적에 대해서는 "사회적 재난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시설물 재난이 주류를 이뤄 도로, 교량, 터널과 여름에는 홍수와 침수, 겨울에는 제설 등 풍수해 등 빈발한 재난 유형에 많은 역량이 투입되고 (예산이) 배정된 사실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인파 관리와 참사 재발을 막기 위한 서울시 조직개편도 예고했다.

오 시장은 "법령 개정과 무관하게 임시 조직개편을 해서 인력이 (안전 관리에) 전심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방침을 (16일) 기획조정실장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참모진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류영주 기자

오 시장은 이태원 상권을 되살리기 위한 방안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인들 말을 들어보니 '참사로 명명된 사건 때문에 찾는 손님이 급감해서 영업이 되지 않고 있다' '심리적 지원이 필요하다' '10·29 참사 등으로 사건 이름을 바꿔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을 접수했다"며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비롯해 상가와 상인을 위한 지원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자치경찰 제도에 대해서는 비난에 가까울 정도로 발언 수위를 높였다.

오 시장은 "억지스럽게 검찰에서 경찰로 수사권이 옮겨가면서 경찰권이 너무 비대해지고 비판의 소지가 되니 자치경찰제를 도입했다"며 "비판을 모면하려고 제도가 만들어져 매우 기형적이고 실제로 기능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자치경찰 제도는 시민에게 어떤 편익도 제공하기 어렵다"면서 "대수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학배 서울시 자치경찰위원장도 관련 질의에서 "진정한 자치경찰 제도가 되려면 최소한 자치경찰 사무를 취급하는 경찰만이라도 지방자치단체에 이관해 실제 자치경찰이 경찰 인력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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