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수 감소로 고심하는 이탈리아의 한 시골 마을이 새로운 주민을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시선을 끈 마을은 장화 모양의 이탈리아 반도의 뒤꿈치 부분에 해당하는 남동부의 프레시체-아콰리카다.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하는 이 마을은 새 주민에게 최대 3만 유로(약 4천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곳에 있는 빈집을 사서 실제로 거주해야 하는 조건이다. 매물로 나온 빈집이 2만5천 유로 정도여서 신청자는 집을 사고도 돈이 남는다.
미국 CNN은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시골 마을들이 인구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번뜩이는 방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며 이 마을의 사례를 소개했다.
프레시체 지역 의원인 알프레도 팔레세는 "마을의 역사적 중심지에는 빈집이 많다. 이곳에 새로운 주민들이 유입돼 활기를 되찾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와 멋진 건축물, 예술로 가득 찬 우리 마을의 구시가지가 서서히 비워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프레시체-아콰리카는 2019년 프레시체와 아콰리카 델 카포가 통합해 하나의 마을로 탄생했지만, 인구는 1만500명 남짓이다.
그마저도 매년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아콰리카의 사망자는 150명으로 신생아 60명을 훌쩍 넘어섰다.
프레시체-아콰리카는 두 마을의 행정 통합으로 인해 중앙 정부가 내려보내는 교부금이 늘어나자 이를 새 주민 유치에 쏟아붓기로 했다.
이탈리아 시골 마을들은 몇 년 전부터 인구 유출로 인한 '유령 도시'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마을에선 집을 원하는 사람에게 커피 한 잔 가격에 해당하는 1유로에 빈집을 팔고 있다.
물론 오랫동안 버려진 빈집들이 많은 탓에 수리 비용으로 적잖은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