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장군' 김예림(19·단국대)이 '피겨 여왕' 김연아(32·은퇴) 이후 처음으로 시니어 그랑프리 금메달과 왕중왕전 격인 파이널 진출 티켓을 따냈다.
김예림은 19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마코마나이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NHK 트로피' 프리 스케이팅에서 기술 점수(TES) 66.90점, 예술 점수(PCS) 66.37점, 감점 1점 등 합계 132.27점을 받았다. 쇼트 프로그램 72.22점까지 최종 합계 204.49점으로 1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의 시니어 그랑프리 금메달은 무려 13년 만이다. 2009년 11월 김연아가 마지막 금메달이었다.
이와 함께 김예림은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무대를 밟게 됐다. 한국 여자 선수는 2009-2010시즌 김연아(당시 금메달) 이후 그랑프리 파이널에 오르지 못했다. 남자 싱글에서는 차준환(고려대)이 2018-2019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해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김예림은 지난 3차 대회 은메달까지 그랑프리 포인트 28점을 확보했다. 남은 두 차례 그랑프리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파이널 진출을 확정했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상위 6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으로 2번의 그랑프리 대회 성적을 합산해 출전 선수가 결정된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오는 12월 8일부터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개최된다.
이날 김예림은 영화 '42년의 여름'(Summer of 42)의 사운드 트랙(OST)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시킨 김예림은 기본 점수 10.10점과 수행 점수(GOE) 1.43점을 더했다. 이후 더블 악셀과 트리플 루프 점프도 산뜻하게 펼쳐 상승세를 이었다.
다만 김예림은 4번째 점프 과제인 트리플 플립에서 착지를 하다 은반에 손을 짚는 실수를 범했다. 쿼터 랜딩(점프 회전수가 90도 수준에서 모자라는 경우) 판정까지 GOE 1.67점이 깎였다. 김예림은 후반부 첫 점프인 트리플 플립-더블 악셀 시퀀스에서 플립 점프를 하다 넘어지면서 더블 악셀을 붙이지 못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하지만 김예림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펼친 김예림은 마지막 트리플 살코 점프에 앞서 뛰지 못한 더블 악셀을 붙여 수행하는 재치까지 선보였다. 플라잉 카멜 스핀(레벨4), 스텝 시퀀스(레벨3), 코레오 시퀀스(레벨1),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3)까지 우아하게 연기를 펼쳤다.
김예림에 이어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동메달리스트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201.87점)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의 스미요시 리온(193.12점)이 동메달을 차지했다. 지서연(184.14점)은 6위, 위서영(176.74점·이상 수리고)은 8위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