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나라에서 진행되는 월드컵이라 경기장도 빼곡하게 배치됐습니다. 기존 월드컵은 12개 경기장으로 운영됐는데, 카타르월드컵은 8개 경기장에서 진행됩니다. 수도인 도하 중심부에서 반경 50km에 8개 경기장이 모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대회의 중심인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가장 먼 경기장은 알 바이트 스타디움. 거리는 57.5km(FIFA 미디어 가이드북 기준)에 불과합니다. 한국의 조별리그 3경기가 모두 열리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MMC에서 7.6km 떨어져있습니다.
덕분에 카타르를 찾은 축구팬들은 마음만 먹는다면 많은 경기를 볼 수 있습니다. 경기 시간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와 4시, 7시, 10시이니, 물리적으로는 하루에 4경기를 관전할 수도 있겠네요. 물론 교통 상황 등의 변수는 있지만, 분명 시도하는 팬들도 있지 않을까요.
사실 MMC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같은 종합대회에서나 볼 수 있는 시설인데요. 도시를 중심(올림픽은 앞에 도시 이름이 붙습니다)으로 열리는 올림픽과 달리 국가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월드컵(월드컵은 앞에 국가 이름이 붙고요)에서는 볼 수 없던 시설입니다.
또 기존 월드컵에서는 각 경기장에서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는데요. 하지만 카타르월드컵에서는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이 모두 MMC에서 진행됩니다. 역시 반경 50km 내에 모든 경기장이 위치했기 때문이겠죠.
아, 선수들의 경우 경기장에서 미리 적응 훈련도 할 수 없습니다. 보통 경기 하루 전 경기장 잔디 적응을 위해 훈련을 하는데 이번 월드컵에서는 불가능합니다. 12개가 아닌 8개 경기장에서 대회가 진행되는 탓입니다. 잔디 보호를 위해서죠. 대신 하루 전 경기장 잔디를 살짝 밟아보는 정도로 잔디 적응을 한다고 하네요.
그래도 이동이 없고, 훈련장이나 경기장, 숙소가 모두 근거리에 위치해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바로 전 세계 팬들을 수용할 숙박시설입니다. 이번 월드컵에는 카타르 인구(약 300만명)의 3분의 1이 넘는 100만명 이상의 팬이 찾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숙박시설이 부족합니다. 급하게 1만3000개 가량의 팬 빌리지를 만들었지만, 2만6000명 정도만 수용 가능합니다. 게다가 컨테이너 박스와 카라반으로 꾸려져 팬들의 불만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난민촌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지만, 비용은 740리얄, 우리 돈으로 27만원 수준입니다. 대안책이 없는지 이미 60% 이상 예약이 됐다고 하네요.
아마 카타르월드컵은 역대 월드컵 가운데 가장 콤팩트한 월드컵으로 남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