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저주 논란] ② 갈라진 사회 올바른 종교인 역할은 ?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앵커]

생명을 그 무엇보다 중요시해야 할 종교인들이 정치적 편향에 의해 생명을 경시하는 막말과 저주성 발언을 쏟아내면서 논란이 더 커졌는데요.

이념갈등이 심한 우리 사회에서 종교인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살펴봅니다.

송주열 기잡니다.

[기자]

극우성향의 목회자인 전광훈 목사, 김진홍 목사 등은 공개 집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종교인으로서는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막말과 저주를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최근 성공회 김규돈 신부와 가톨릭 박주환 신부 역시 SNS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떨어져 죽기를 바라는 저주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종교인 역시 정치 편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단면을 보여준 사례이자 개인의 지나친 정치적 확신이 생명을 존중해야 할 종교인으로서 본분마저 잊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동춘 교수 / 성공회대
"(종교인들이) 윤석열 대통령은 거의 한마디로 대통령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무능하다는 상황에서 감정적으로 폭발하고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인데 그분이 너무 과도하게 원색적인 언어를 활용해서 한 것에 대해서는 그건 조금 신중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분명합니다."

이와 같이 전·현직 대통령을 둘러싼 종교인들의 막말, 저주 논란은 그리스도인들이 주권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 못지않게 정치참여에도 책임이 따른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 구교형 목사는 현재 대한민국은 나라가 두 개 인 것처럼 갈라져 있다며 정치의 퇴보는 곧 경제, 문화, 사회의 퇴보로 이어진다고 걱정했습니다.

구 목사는 그러면서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사회발전을 위해 정치문화를 바꿔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구교형 목사 /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
"교회 역할이라고 하는 것은 성경에 나와 있는 신앙적 종교적인 내용을 교인들에게 반복 학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시민으로서 어떻게 국민으로서 어떻게 사회 일원으로서 합당한 행위를 하고 책임 있는 생활을 할 것인가에 대한 훈련을 교회에서 시켜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로 나타나는 국민 분열 현상에 대해서는 양쪽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태도가 아니라 경청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해보입니다.

우리사회 존경받는 원로 중 한사람인 김성수 성공회 은퇴주교는 자신만 옳다는 태도는 결국 갈등의 골만 깊게 할 뿐이라며,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소통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성수 은퇴주교 / 대한성공회
"정치를 모르는 사람을 대통령 만든 게 누구야. 검사 잘 하는 사람을 뽑아서 왜 대통령을 시켜. 그러면 검사를 뽑은 사람들도 책임을 져야지. 그런데 그 사람들은 어디 가서 뭐해요. 나도 한쪽 귀만 뚫렸지 한쪽 귀는 막고 사는 거 같아 그러지 말고 귀를 두 군데로 듣게 돼 있으니까 다 들어가면서 촛불만 옳다고 하는 것도 문제 있고 아니다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두쪽으로 갈라진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 양 극단의 분노가 부딪치는 현실 속에 종교인들이 먼저 나와는 다른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최현 최내호
영상편집 조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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