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유희관인가?' 정철원, 실력에 입담까지 준비된 스타

17일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두산 베어스 정철원이 KBO 리그 신인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그야말로 준비된 신인왕이다. 프로야구 두산 필승조 우완 정철원(23)이 빼어난 실력, 외모와 함께 걸출한 입담까지 뽐내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정철원은 17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 시즌 시상식에서 신인왕에 올랐다. 야구 기자단 투표에서 총 107표 중 74표를 얻어 한화 김인환(24표)을 제쳤다.

올해 정철원은 58경기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ERA) 3.10을 기록했다. 역대 신인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을 세웠다. 이전 기록은 15년 전 팀 선배 임태훈의 20홀드였다.

사실 정철원은 2018년 입단한 중고 신인왕이다. 그러나 그해 퓨처스(2군) 리그에서도 4경기 ERA 18.90에 그치는 등 이듬해까지 1군 기회를 잡지 못하자 군 입대를 선택했다. 상무가 아닌 현역 포병으로 복무했다.  

하지만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 경기 감각은 떨어졌을지 모르지만 어깨는 싱싱하게 보존할 수 있었다. 입대 전에는 시속 140km대였던 속구 구속은 150km를 상회하게 됐다. 지난해 6월 제대 후 정철원은 2군에서 4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2.38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 5월 1군에 오른 정철원은 곰 군단의 필승조로 우뚝 섰다. 정철원도 반등의 원인에 대해 "(군대에서) 충분한 휴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불펜에서도 마운드에서 던질 힘을 아껴 놓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올해 역대 신인 한 시즌 최다 홀드를 기록한 두산 정철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인왕에 오른 정철원은 MVP급 입심을 뽐냈다. 정철원은 일단 수상 직후 시상식 인터뷰에서 "경쟁 상대인 (김)인환이 형 덕분에 분발해서 더 열심히 했다"면서 "끝까지 아프지 않고 완주를 목표로 열심히 하다 보니 좋은 상이 따라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해보다 아프지 않고 더 열심히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면서 "학교(안산공고) 선배인 (김)광현이 형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행사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정철원은 "경기할 때는 전혀 떨리지 않았는데 시상식에 오르니 떨리더라"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날 2군 리그에서 수상한 상무 선수들을 보며 "확실히 상무 친구들은 충성 (경례) 각이 현역들보단 잘 안 나오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신인왕에 이어 더 큰 목표를 잡았다. 정철원은 내년 시즌에 대해 이날 시상식에서 오른 세이브왕(42개) 고우석, 홀드왕(35개) 정우영(이상 LG)을 언급하며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둘 중에 하나는 꼭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임 이승엽 감독의 주목을 받는 정철원은 "아직 마무리 보직에 대한 언급은 없다"면서도 "우석이 형이 '내 뒤에 아무도 없다'고 언급했는데 나도 그렇게 단단한 마무리가 되겠다"고 당찬 각오를 다졌다.

2군에서 노력하고 있는 후배 및 동료들에게도 의미 있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정철원은 "'정철원도 하는데 너희가 못할 게 뭐 있냐'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과연 늦깎이 신인왕 정철원이 개인 타이틀은 늘어난 구속처럼 빠르게 거머쥘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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