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열린 서울시의회의 시정질의에서도 핼러윈 참사 원인과 대응 문제에 대한 질의와 추궁이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핼러윈 참사를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연령대별로 핼러윈에 대한 인식이 다른 걸 이번에 알았다"며 핼러윈 기간 이태원에 사람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사고 관련 담당 부서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와 안전총괄실이 있는데 실·과장을 한 번도 질책하거나 추궁하지 못했다"며 "역지사지해서 나라면 예측했을까 생각했을 때 간부, 직원들도 예측 못 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고 털어놨다.
또 "참사 후 답답한 심정에 간부회의에서 핼러윈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물어보고, 이렇게 인파가 몰릴 걸 알았는지 약식으로 (내부) 여론조사도 해봤다"며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깊이 자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정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수빈 의원은 "권력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가 조직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지난 10월21일 시작된 오 시장의 해외출장을 겨냥해 "서울시의 많은 조직이 시장의 치적사업과 홍보에 관심을 갖느라 안전문제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고 따졌다.
박 의원은 또 작년 핼러윈데이 때는 오 시장이 페이스북에서 인파가 몰리는데 따른 방역을 걱정했다며 인파가 몰린다는 것을 알았던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상식적으로 핼러윈 때 이태원과 홍대, 강남 등에 젊은이들이 많이 모인다는 것은 알았지만 압사참사에 이를 정도로 인파가 몰려 사고가 날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한 것"이라고 답했다.
오 시장은 사전대비 미흡과 관련해 참모진을 교체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의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오 시장은 그러나 정부의 재난사고 지휘보고체계 개편 등 대책 마련 전에라도 인파가 몰리는 데 따른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 "종합적으로는 나중에 할 기회를 가지게 되더라도 임시 조직개편을 해서 인력이 (안전 관리에) 전심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런 방침을 어제(16일) 기획조정실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아울러 사견임을 전제하며 "119나 120다산콜센터에 압사 등 키워드가 여러 명의 전화 상담원 사이에서 한두 번, 두세 번 나타나면 전체 화면에 공유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사고) 조짐을 최단 시간 내 미리 파악해서 대처하는 게 시스템상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전문가의 식견을 빌려서 시스템을 빠르게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