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아닌 카타르의 폭염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국제축구연맹(FIFA)은 사상 첫 겨울 월드컵이라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11~12월 열리는 겨울 월드컵. 유럽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이기에 이래저래 시끄럽기도 했지만, 결국 월드컵은 열립니다.
겨울 월드컵. 제 아무리 겨울이라고 하지만, 카타르는 덥습니다. 그런데 또 시원합니다.
현지시간으로 14일 대표팀과 함께 카타르 도하에 도착했는데요. 숙소에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점심식사를 위해 15분 남짓 거리의 몰로 향했습니다. 카타르 도착 후 첫 끼인데다 시원한 커피까지 마실 생각에 살짝 들떴습니다.
그런데 숙소를 나선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입에서 절로 욕이 나왔습니다. 낮 최고기온은 31~32도 수준. 하지만 체감온도는 35도 이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너무 뜨거웠습니다. 살이 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카타르의 겨울은 한국의 초여름이라 들었는데 "이건 아니지"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걸어서 갔던 몰에서 돌아올 때는 우버를 불러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15분 거리지만, "대낮에는 절대 걸어다니면 안 되겠구나"라고 마음을 다시 잡았습니다.
카타르에서 뛰는 정우영(알사드)이 말했던 "축구하기 좋은 날씨"라는 말이 확 와닿았습니다.
다만 오전 10시 훈련 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땡볕에서 훈련을 지켜보고 있자니 선수들은 괜찮을지 살짝 걱정도 됐습니다. 대표팀은 앞으로도 오전 10시 훈련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선택입니다. 더위 속 훈련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지켜봐야겠죠.
다행인 점은 경기 시간입니다. 조금 과장을 보태면 최상의 시간대입니다.
대표팀은 현지시간으로 24일 오후 4시 우루과이전, 28일 오후 4시 가나전, 12월2일 오후 6시 포르투갈전을 치릅니다. 숨이 콱 막히는 무더위가 딱 꺾일 시점이겠네요. 마지막 포르투갈전은 그야말로 시원한 날씨 속에 경기를 치를 것 같습니다. 게다가 경기장에는 월드컵을 위해 준비한 에어컨도 빵빵하게 돌아갈테니까요.
그야말로 덥지만, 또 시원한 카타르의 겨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