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소녀 2명을 흉기로 찌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 연쇄살인범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대구고등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양영희)는 16일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56)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 2004년 마약을 투약한 환각 상태로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당시 20살이던 여성을 수 차례 흉기로 찌른 뒤 곧바로 10대 여성 1명도 흉기로 십수회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두 명이 살해당할 뻔한 일명 '미아동 사건'은 약 8년간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가 다른 사건 공범인 A씨의 제보로 재수사가 시작됐다. 이씨도 처음에는 범행을 인정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입장을 번복했고 결국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후 2018년 이씨는 다시 범행을 자백하겠다고 했고 검찰은 2019년 8월 그를 기소했다. 그러나 이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백을 또다시 번복했다.
결국 1심 재판부는 이씨의 자백이 꽤 구체적이고 상세하며 피해자, 목격자의 진술과 일치한다면서도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의 자백과 자백을 한 이유에 대한 신빙성이 떨어지고 진술에 허위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의 자백진술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진실성이 담보된다고 볼 수 없다"고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한편 이씨는 2004년 방이동 부녀자 살인 사건과 석촌동 전당포 연쇄 살인 등을 저질러 앞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