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리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들은 긴장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열심히 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16일 수능 예비소집일을 맞아 시험장인 서울 송파구 잠실고등학교를 찾은 수험생들은 한 손에는 수험표를 든 채 건물 앞 안내판에 서서 시험을 치를 고사장을 확인했다.
고3 수험생들은 긴장한 가운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어머니와 함께 고사장을 찾은 오승환(19)군은 "평소 가장 잘 했던 대로 그런 상황을 떠올리면서 최대한 마음을 안정시키려 하고 있다"며 "내일 하루는 무난하게 잘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1년 동안 최선을 다해왔기 때문에 후회는 없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오 군은 시험이 끝나고 해외 여행을 가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안정우(18)군은 "하루종일 독서실에 있으면서 열심히 날짜를 세면서 공부했다"며 "시험 때 열심히 집중하고 주변 말에 좌우되지 않고 하던 대로 잘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떨리는 심정이라는 안 군은 "오늘 저녁에도 아무렇지 않게 그냥 지나가는 하루인 듯 공부하다가 잘 자고 일찍 일어나서 (고사장에) 올 것"이라며 "열심히 했으니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란 마음으로 시험을 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 수능을 보는 수험생들은 다소 덤덤한 심정을 내비쳤다. 서울 영등포구 양화중학교에서 수험표를 받아들고 학교를 나서던 문상진(19)씨는 "아직 실감이 안 나는 데 오늘 저녁이 되면 좀 실감 날 것 같기도 하다"며 "작년에는 (공부를) 안 했던 것 같은데 재수라 그런지 올해는 조금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문씨는 또 "올 1등급 받으면 좀 좋을 것 같고 그다음에 아는 문제 실수 안 했으면 좋을 것 같다"며 "공부를 꽤 괜찮게 많이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잘 볼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루 12시간 가량 공부를 했다는 박한별(19)씨도 "확실히 어떻게 수능장이 되어 있고 어떻게 봐야 할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두 번째 보는 것"이라며 "떨린다기보다는 평소에 한 것만큼 잘 하자라는 마음인 것 같다"고 밝혔다.
늦깍이 수험생도 상기된 표정으로 시험장을 찾았다. 자신의 아픈 몸을 직접 치료하고 싶어 한의대에 진학하고자 늦은 나이에 또다시 수능을 보게됐다는 전성준(56)씨는 "심장이 지금 막 벌렁벌렁하고 엄청 떨린다"며 "지금까지 아픈 중에도 잘 버텨왔으니까 내일도 잘 버텨가지고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수험생과 함께 시험장을 방문한 학부모들도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두 번째 수능을 치르는 아들과 함께 시험장을 찾은 어머니 이희숙씨는 "걱정도 되고 무사히 마쳤으면 하는 기분인데 어쨌든 올해는 무사히 시험도 잘 치르고 해서 (아들이) 좀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아들이 아는 것만 차분하게 시간 내에 잘 적기를 바란다"고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수험생 부모 고남희씨도 "(아들이) 현역 수험생이 아닌 재수생인데 1년 동안 열심히 잘 해줬고 눈물 나도록 너무 고맙다"며 눈물을 삼켰다. 고씨는 "(아들이)혼자 학원 도움 없이 진짜 아무 도움 없이 스스로 공부를 일 년 동안 해내서 정말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며 "내일 날씨가 진짜 오늘처럼 포근했으면 좋겠고 모든 수험생들이 힘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한편 올해 수능은 전국 84개 시험지구, 1300여 개 고사장에서 수험생 약 51만명이 응시한 가운데 치러질 예정이다. 시험장 출입은 수능 당일 오전 6시 30분부터 가능하며, 시험실 입실은 8시 10분까지 완료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세 번째로 치러지는 수능인 만큼 올해도 코로나19 확진 수험생들을 위한 별도시험장 110곳과 병원시험장 25곳이 마련됐다.
수능 당일 한파는 없을 전망이지만 비교적 쌀쌀하고 일교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이 0~5도로 쌀쌀하겠다"며 "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차가 15도 내외로 매우 크겠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