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1 "떨리지만 하던 대로만"…수험생들 긴장 반 설렘 반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 있을 것" 굳은 각오 보인 수험생들
57살 만학도도, 두 번째 수능 치르는 수험생들도…"긴장 반 설렘 반"
수능 당일 최저기온 0~5도…'수능 한파'는 없을 전망

2023학년도 수능 예비소집일인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실을 확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2023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리 시험장을 찾은 수험생들은 긴장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열심히 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며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16일 수능 예비소집일을 맞아 시험장인 서울 송파구 잠실고등학교를 찾은 수험생들은 한 손에는 수험표를 든 채 건물 앞 안내판에 서서 시험을 치를 고사장을 확인했다.
 
고3 수험생들은 긴장한 가운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어머니와 함께 고사장을 찾은 오승환(19)군은 "평소 가장 잘 했던 대로 그런 상황을 떠올리면서 최대한 마음을 안정시키려 하고 있다"며 "내일 하루는 무난하게 잘 흘러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1년 동안 최선을 다해왔기 때문에 후회는 없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오 군은 시험이 끝나고 해외 여행을 가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안정우(18)군은 "하루종일 독서실에 있으면서 열심히 날짜를 세면서 공부했다"며 "시험 때 열심히 집중하고 주변 말에 좌우되지 않고 하던 대로 잘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떨리는 심정이라는 안 군은 "오늘 저녁에도 아무렇지 않게 그냥 지나가는 하루인 듯 공부하다가 잘 자고 일찍 일어나서 (고사장에) 올 것"이라며 "열심히 했으니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란 마음으로 시험을 치겠다"고 말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수험표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두 번째 수능을 보는 수험생들은 다소 덤덤한 심정을 내비쳤다. 서울 영등포구 양화중학교에서 수험표를 받아들고 학교를 나서던 문상진(19)씨는 "아직 실감이 안 나는 데 오늘 저녁이 되면 좀 실감 날 것 같기도 하다"며 "작년에는 (공부를) 안 했던 것 같은데 재수라 그런지 올해는 조금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문씨는 또 "올 1등급 받으면 좀 좋을 것 같고 그다음에 아는 문제 실수 안 했으면 좋을 것 같다"며 "공부를 꽤 괜찮게 많이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잘 볼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루 12시간 가량 공부를 했다는 박한별(19)씨도 "확실히 어떻게 수능장이 되어 있고 어떻게 봐야 할지 알고 있는 상황에서 두 번째 보는 것"이라며 "떨린다기보다는 평소에 한 것만큼 잘 하자라는 마음인 것 같다"고 밝혔다.
 
늦깍이 수험생도 상기된 표정으로 시험장을 찾았다. 자신의 아픈 몸을 직접 치료하고 싶어 한의대에 진학하고자 늦은 나이에 또다시 수능을 보게됐다는 전성준(56)씨는 "심장이 지금 막 벌렁벌렁하고 엄청 떨린다"며 "지금까지 아픈 중에도 잘 버텨왔으니까 내일도 잘 버텨가지고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수험생과 함께 시험장을 방문한 학부모들도 떨리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두 번째 수능을 치르는 아들과 함께 시험장을 찾은 어머니 이희숙씨는 "걱정도 되고 무사히 마쳤으면 하는 기분인데 어쨌든 올해는 무사히 시험도 잘 치르고 해서 (아들이) 좀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아들이 아는 것만 차분하게 시간 내에 잘 적기를 바란다"고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수험생 부모 고남희씨도 "(아들이) 현역 수험생이 아닌 재수생인데 1년 동안 열심히 잘 해줬고 눈물 나도록 너무 고맙다"며 눈물을 삼켰다. 고씨는 "(아들이)혼자 학원 도움 없이 진짜 아무 도움 없이 스스로 공부를 일 년 동안 해내서 정말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며 "내일 날씨가 진짜 오늘처럼 포근했으면 좋겠고 모든 수험생들이 힘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2023학년도 수능 예비소집일인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고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실을 확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한편 올해 수능은 전국 84개 시험지구, 1300여 개 고사장에서 수험생 약 51만명이 응시한 가운데 치러질 예정이다. 시험장 출입은 수능 당일 오전 6시 30분부터 가능하며, 시험실 입실은 8시 10분까지 완료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세 번째로 치러지는 수능인 만큼 올해도 코로나19 확진 수험생들을 위한 별도시험장 110곳과 병원시험장 25곳이 마련됐다.
 
수능 당일 한파는 없을 전망이지만 비교적 쌀쌀하고 일교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이 0~5도로 쌀쌀하겠다"며 "내륙을 중심으로 낮과 밤의 기온차가 15도 내외로 매우 크겠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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