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과 경기도의 '대북 연결고리' 역할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민간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안모 회장이 검찰에 구속되면서 관계기관도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북한 그림 밀반입 의혹'을 살펴보고 있는 관세청과 경찰은 잠적했던 안 회장의 신병이 확보됨에 따라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검찰, 경기도 보조금 횡령·대북 커넥션 의혹 집중
1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안 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크게 두 갈래다. 하나는 공익법인 자격으로 받은 지원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횡령 혐의, 다른 하나는 '쌍방울·경기도'와 북한 사이를 이어주는 '커넥션 의혹'이다.
안 회장은 아태협을 운영하면서 경기도 보조금과 쌍방울 등 기업들의 기부금을 받아 이 중 13억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안 회장은 북한에 밀가루와 묘목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경기도로부터 보조금을 타냈지만, 8억원 상당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1천만원가량으로는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現 SBW생명과학)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현금 2천만원을 인출해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건넨 것으로도 알려졌다.
안 회장은 쌍방울과 경기도로부터 지원받은 예산 중 약 50만 달러를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돈이 대북사업의 대가로 북한 고위층에 전달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안 회장이 공익단체를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보조금을 개인용도로 사용하고, 대북사업권을 목적으로 북한에 외화를 밀반출 하는 등 각종 불법을 저질렀다고 결론내렸다. 지난 11일 특정경제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안 회장을 구속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 '북한 그림 밀반입' 조사…신병 확보 후 속도 내나
안 회장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그동안 멈춰있던 관계기관의 조사에도 다시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안 회장은 북한 그림을 밀반입한 혐의로 관세청과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그는 2018년 경기도와 공동주최한 '아시아태평양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행사장에 북한 그림 40여점을 전시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통일부 승인과 관세청 신고 없이 불법으로 들여온 그림인 것으로 파악됐다. 남북교류협력법 13조는 북한 물품을 반입할 때는 통일부장관으로부터 품목이나 거래형태 등을 승인 받도록 정하고 있다. 관세법도 물품 수입 시 세관장에게 품명과 수량 등을 신고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불법을 파악한 관세청은 지난달 아태협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안 회장이 밀반입한 그림도 압수했다. 그러던 중 안 회장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잠적했고, 당사자와 관련 조사도 답보 상태에 놓였다. 하지만 지난 9일 안 회장이 검찰에 체포된 데 이어 11일에는 구속되는 등 신병이 확보되면서 관세청 조사도 본격화 할 전망이다.
검찰, 관세청과 함께 경찰도 안 회장을 조사 대상에 올렸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안 회장을 입건 전 조사(내사)하고 있다. 안 회장은 지난 9월 북한 그림을 소지하고 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단속됐다.
다만 밀반입 의혹의 수사 주체는 관세청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내사 단계인 반면, 관세청은 북한 그림 등 관련 자료를 상당 부분 확보했기 때문이다. 안 회장에게 적용된 두 가지 혐의 중 관세법의 처벌 형량(5년 이하의 징역 등)이 남북교류협력법(3년 이하의 징역 등)보다 더 높아서 관세청이 수사를 주도할 것이란 의견도 많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관세법과 남북교류법은 상충되는 혐의이기 때문에 둘 중 하나만 적용될 것"이라며 "그렇다면 아무래도 최대 형량이 높은 혐의로 수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수사중인 사안이어서 관련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안 회장을 구속 수사중인 검찰은 안 회장이 쌍방울을 통해 북한에 돈을 보내고 그 대가로 그림을 받아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검찰도 관세청과는 별개로 관련 수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해당 의혹이 쌍방울과 아태협 사건의 본류는 아니어서, 대북 커넥션 의혹 수사가 어느 정도 이뤄진 후에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안 회장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