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북: 또 다른 세계'는 지난 4월 영국 초연 후 유럽 전역을 투어하고 국내 관객을 만난다. '제노스'(Xenos)를 끝으로 무용수를 은퇴한 아크람 칸이 연출자로 나선 첫 번째 작품이다.
10세 때 인도 무용극 '모글리의 모험'에 출연하기도 했던 아크람 칸은 러디어드 키플링의 동화 '정글북'(1894)을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무용극으로 재탄생시켰다.
아크람 칸이 터릭 조던, 샤론 클라크와 새롭게 쓴 이야기는 녹음된 내레이션과 무용수의 움직임을 통해 관객에게 생생하게 전달된다. 10명의 무용수는 늑대, 원숭이, 곰, 뱀 등의 특징을 담은 움직임으로 각 동물의 캐릭터를 절묘하게 표현한다.
공연의 또 다른 주인공은 아크람 칸의 전작 '데쉬'에도 참여했던 '이스트컬처'(YeastCulture)의 애니메이션이다. 심플한 하얀 선으로 그려진 일러스트와 애니메이션은 기후 변화로 무너지는 도시부터 무대를 가득 채우는 새떼의 움직임, 모글리와 코끼리가 교감하는 모습까지 표현한다. 아크람 칸은 "프로젝션과 영상 기술을 이용해 무대에 물리적 세트를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기후 위기에 쉬운 해결책이 있는 것처럼 낙관적으로 포장하는 대신, 현 세대와 다음 세대가 기후 위기에 대해 대화할 기회를 제공한다.
아크람 칸은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 출연했고, 배우 줄리엣 비노쉬와 협업한 'in-i'(2009), 발레리나 실비 길렘과 함께 한 '신성한 괴물들'(2007) '버티컬 로드'(2011) '데쉬'(2014)를 국내에서 공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