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이 지난 10년 동안 10% 이상 줄었는데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5번째로 오래 일하는 나라라는 불명예를 벗지 못했다.
14일 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노동 시간은 연간 1915시간으로, OECD 38개 회원국 중 5위를 기록했다.
멕시코가 2128시간으로 1위였고, 코스타리카(273시간)와 콜롬비아(1964시간), 칠레(1916시간) 등 중남미 4개국만이 우리나라보다 오래 일했다.
OECD 전체 평균 노동시간은 1716시간으로, 한국은 OECD 평균치보다 199시간 더 오래 일한 셈이다.
가장 적게 일하는 독일의 경우 1349시간으로, 이에 비하면 한국의 노동 시간은 1.4배나 되어 566시간 더 많이 일했다.
또 덴마크(1363시간)와 룩셈부르크(1382시간), 네덜란드(1417시간), 노르웨이(1427시간) 등 주로 유럽 선진국들의 노동시간이 짧았다.
미국은 1791시간으로 8위, 일본은 1607시간으로 21위였다.
그나마 지난해 한국의 노동시간은 10년 전인 2011년보다 10.3%(221시간) 줄어든 결과임에도 세계 선진국과 큰 격차를 보인 것이다.
2011년 당시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2136시간으로 OECD 회원국 중 1위였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멕시코에 이은 2위의 자리를 유지했다. 이어 콜롬비아가 OECD에 가입한 2018년부터는 2020년까지 3위가 됐고, 코스타리카가 가입한 지난해에 5위로 내려왔다.
즉 한국의 노동시간 순위가 내려온 것은 실제 노동시간이 줄어든 것보다 한국보다 더 심각한 장시간 국가들이 OECD에 가입한 영향이 더 컸던 셈이다.
물론 OECD 회원국의 평균 노동시간은 2011년 1772시간에서 지난해 1716시간으로 3.2%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노동시간 감소 폭은 OECD의 3배가 넘었다.
또 한국과 OECD 평균치와의 격차도 2011년 364시간에서 199시간으로 좁혀졌다.
물론 이는 한국에서 지난 2004년 주5일제 근무제가, 2018년 7월부터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영향이 커보인다.
다만 이미 노동시간을 많이 줄인 주요 선진국들이 포진한 OECD와 달리 한국은 여전히 노동시간을 줄여야 할 여지가 많이 남았기 때문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코로나19 사태로 한국 뿐 아니라 OECD 회원국의 노동 시간도 대폭 줄어든 영향도 컸다.
실제로 한국의 노동시간은 2019년 1967시간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진 2020년에는 1908시간으로 3.0% 감소했지만, 지난해에는 기저효과로 0.4%(7시간) 다시 늘었다.
OECD 회원국의 평균 노동시간도 2019년 1742시간에서 2020년 1668시간으로 4.2% 줄었다가 지난해 1716시간으로 2.9% 다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