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자동차 관계자들은 'XM3 E-TECH(이테크)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해 "전기차와 가장 가까운 하이브리드"라며 "일단 타보라"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 경주 포뮬러 원(F1)에서 축적한 기술을 XM3 하이브리드에 접목해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을 갖췄고 앞선 유럽 시장에서 최고의 하이브리드 차란 평가를 받았다는 점도 빠뜨리지 않았다.
지난 2일 부산에서 울산까지 왕복 약 120km 거리를 XM3 하이브리드로 시승했다. 첫인상을 좌우하는 외관 디자인은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구분되는 요소들이 있지만, 기존 XM3와 전반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XM3만의 프리미엄 쿠페 SUV 스타일에 F1 머신과 같은 블레이드 범퍼를 적용해 다이내믹한 이미지가 강조됐고, 후면의 듀얼 테일파이프는 스포티한 느낌을 냈다. XM3 E-TECH 하이브리드 전용 컬러로 일렉트릭 오렌지와 웨이브 블루 색상을 새롭게 도입했다.
실내 디자인은 깔끔하다.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기능을 작동하고 그 아래에는 열선 시트나 EV 주행모드 버튼 등이 피아노 건반과 같은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직관적인 버튼 형태로 운전자가 오작동 없이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시동을 켜고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자 생각보다 조용하다는 점에 놀랐다. 전기차가 아님에도 비슷한 느낌이다.
XM3 하이브리드는 시속 50km 이하 도심구간에서 최대 75%까지 전기차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EV 주행모드를 활성화하면 배터리 잔여 용량과 운행 속도에 따라 100% 전기차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실제 시승해 보니 시속 55km 정도에 이르면 EV 주행모드는 자동으로 풀렸다.
이외에 주행 모드로 'D-모드'와 'B-모드'가 있다.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처럼 운행이 가능한 D-모드와 달리 B-모드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 브레이크와 비슷하게 감속이 이뤄진다. 브레이크를 안 밟고 액셀만으로 원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한 모드다.
개인적으로는 B-모드의 원페달 드라이빙 강도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XM3 하이브리드를 시승하면서 50km 안팎의 도심 주행에는 꽤나 만족스럽다고 느꼈다. 전기차 모드로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이 이뤄졌다. 서스펜션은 다소 단단한 느낌이었지만,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고속 구간에서는 다소 출력이 부족한 느낌이다. XM3 하이브리드의 최고출력은 86마력, 최대토크는 13.9kgf·m다.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가속력이 떨어지는 부분은 아쉬웠다.
주행 중 확인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나름 만족스러웠다. 중앙차선 유지도 제대로 지키면서 안정적인 주행이 이뤄졌다.
공인연비는 리터당 도심 17.4㎞, 고속 16.6㎞였지만 이날 확인한 연비는 17.5km로 나왔다. 공인연비보다 조금 더 나왔지만, 주위에서는 20km 안팎을 찍은 기자들도 꽤 됐다.
트렁크 공간도 동급 하이브리드 모델 중에서는 최대 사이즈라고 한다. 487리터의 트렁크 공간과 더블 트렁크 플로어 등 XM3만의 실용적인 공간 구성은 XM3 하이브리드에서도 여전히 높은 활용성을 갖췄다고 르노코리아차는 설명했다.
전장 4570㎜, 전폭 1820㎜, 전고 1570㎜ 크기에 비춰보면 부족하다고 할 수 없는 용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XM3 하이브리드 판매 가격은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적용해 트림별로 ▲RE 3094만원 ▲INSPIRE 3308만원 ▲INSPIRE(e-시프터) 3337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