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심 요충지 헤르손서 철수 명령…우크라 "의도 불분명"

헤르손, 러-크름반도 육지로 연결하는 핵심 요충지
러 총사령관 "헤르손에 보급 불가능"…강 서쪽 포기
우크라 "러 의도 알 수 없어…매우 천천히 움직이는 중"

헤르손의 러시아 점령군.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의 전략적 요충지인 헤르손의 드니프로강 서쪽 지역에서 철수를 명령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의도를 알 수 없다면서 경계하는 모습이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수로비킨 러시아군 총사령관은 이날 이제 헤르손시(市)에 보급이 불가능하다면서 드니프로강 동쪽 지역에 방어선을 구축하라고 밝혔다. 
 
세르게이 쇼이구 국장장관은 이 같은 결정과 제안에 동의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의 생명과 안전이 언제나 최우선"이라며 "우리는 민간인에 대한 위협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쇼이구 장관은 "부대를 철수하고 병력과 무기, 모든 장비가 안전하게 드니프로강을 건널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여전히 헤르손에 남아있으며 추가 병력을 이 지역에 보내고 있다며 경계했다.
 
헤르손 지역의 우크라이나 군인들. 연합뉴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러시아군이 움직이고 있지만 전면 철수나 병력 재편성으로 볼 수 있을 만큼은 아니다"라며 러시아군이 철수할 때 다리와 도로를 파괴해왔다고 지적했다.
 
아레스토비치는 "현재 우리는 러시아가 우리와 전투하려는 것인지 헤르손 점령을 유지하려는 것인지 의도를 모른다"면서 "그들은 매우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헤르손은 러시아가 지난 2월 침공한 이후 유일하게 장악한 우크라이나 지역이다. 우크라이나가 영토 회복을 집중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도시는 러시아가 2014년 병합한 크름반도를 육지로 연결하는 유일한 길이자 드니프로강 하구에 위치한다. 러시아의 괴뢰정부는 최근 수만 명의 민간인을 대피시키고 있다.
 
또 헤르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월 병합을 선언한 4개 지역 중 한 곳이다. 러시아는 4개 지역 모두 핵우산 아래에 있다고 발표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강 서쪽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면 미국이 지원한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와 장사정포를 이용해 강 동쪽 지역의 러시아군 병참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수많은 부비트랩과 강력한 러시아군 포병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철수 발표를 환영하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면서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해왔고 그것은 러시아가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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