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아트는 텔레비전을 단순히 오락적 기능에 국한시키지 않고 형이상학 수준으로 끌어올린 예술이다. 20세기를 인류가 자연을 정복하는 시대라고 한다면 21세기는 자연과 인류가 전자매체를 매개로 공생하는 세기가 될 것이다."(백남준 인터뷰, 한겨레, 1993년 7월 21일)
탄생 90주년을 맞은 백남준(1932~2006)의 예술적 성취와 영향을 조명하는 기획전 '백남준 효과'가 오는 10일부터 2023년 2월 2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린다.
이수연 학예연구사는 9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린 '백남준 효과'전 언론공개회에서 "백남준이 90년대에 국내에서 어떤 활동을 했고 한국 미술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던 백남준은 지난 1984년, 35년 만에 귀국했다. 이후 한국에서의 활동 기반을 넓혀 나갔고 한국 현대미술 발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
주요 출품작으로는 '칭기즈 칸의 복권'(1993)이 있다. 백남준이 황금사자장을 수상했던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에 출품했던 작품으로, 한국 세계화에 대한 열망을 표현했다.
'김유신'(1992)도 눈여겨 볼 만하다. 백남준은 대규모 회고전 '백남준·비디오때·비디오땅'(1992)을 전후해 선덕여왕, 바보온달, 김유신 등 국내 관람객에게 친숙한 역사적 인물을 로봇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작품은 말을 타고 있는 김유신 장군의 모습을 구형 TV 모니터, 전화기, 라디오 등 통신매체로 형상화한 것으로, 기술과 인간, 문명의 조화를 상징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1990년대 시대상을 보여주는 대중매체 자료와 역사자료와 함께 '백남준·비디오때·비디오땅'(1992)과 '휘트니 비엔날레 서울'(1993) 자료, 베니스 비엔날레(1993)와 리옹 비엔날레(1995) 전경이 담긴 영상을 공개한다. 자료는 백남준 작품에 오랫동안 참여했던 이정성 아트마스타 대표가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