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재건축도 10억원 뚝…'은마'는 경매시장서 새주인 찾을까

황진환 기자

재건축 단지의 상징격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은마아파트가 2017년 이후 5년 만에 경매시장에 나왔다.

급격한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들면서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등 재건축 단지들도 줄줄이 유찰되는 가운데 최근 '재건축 물꼬'를 튼 은마 아파트가 경매 시장에서 받을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대한민국법원 법원경매정보사이트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22동 12층 84㎡(전용면적) 물건은 10일 감정가 27억9천만원에 매각이 진행된다.

은마아파트 물건이 경매 시장에 나온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5년 4개월만이다. 앞서 지난 2017년 7월 은마아파트 30동 7층 76㎡ 물건은 감정가 11억7천만원에 올라와 14명이 입찰한 끝에 13억3111만원(낙찰가율 113.77%)에 낙찰됐다. 2017년 7월 76㎡ 중층 매물이 12억3천만~13억7500만원에 실거래 된 상황을 감안하면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서 낙찰이 된 셈이다.

하지만 이번에 경매에 나온 은마아파트 물건 감정가는 시세보다 높게 책정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8일 84㎡(2층)은 19억9천만원에 거래됐고, 그보다 앞선 9월 10층에 위치한 같은 면적이 25억원에 거래됐다. 2층에 위치한 같은 면적이 현재 21억9천만원에 매매 매물이 나온 것과 비교해도 감정가가 높은 편이다.

다만 최근 실거래계약이 체결된 뒤인 지난달 19일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통과하는 등 재건축 사업의 첫 발은 뗀 상태다. 최근 통과된 계획안에는 아파트 4424가구(상가 조합원 398명 제외)를 35층 높이의 5778가구로 재건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공은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맡는다.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조합원 동의를 서둘러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조합설립 인가를 받을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은마 아파트 경매 결과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경매는 부동산 시장 선행 지표로 여겨지는데 최근 재건축 아파트의 유찰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은마아파트의 경매 성적이 재건축 시장 분위기의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서울 양천구 목동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용 101㎡(10층)은 감정가가 26억2천만원으로 책정됐지만 2차례 유찰돼 다음달 16억7680만원에 매각이 진행된다. 목동신시가지 5단지 95㎡(2층)도 감정가는 23억4천만원이었지만 1차례 유찰돼 20% 깎인 18억7200만원을 최저가로 다음달 새주인 찾기에 나선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136㎡(11층)은 감정가가 23억5천만원로 정해졌지만 1차례 유찰로 오는 21일 18억8천만원을 최저가로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은마아파트가 '재건축 물꼬'를 트긴 했지만 최근 흐름에서 크게 벗어난 경매성적표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대치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지만 경매 물건은 이런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실거주 의무가 없다는 이점이 있다"면서도 "이번에 나온 대치은마 물건의 경우 감정가가 최근 실거래가나 호가보다 높은 상황이어서 유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1회 유찰된 후 감정가가 20%가 깎인 금액(22억3200만원)이 최저가로 진행되는 2차 매각때는 낙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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