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뒤엎은 영웅들의 돌풍, 위대한 도전을 마치다

아쉬운 키움. 연합뉴스
영웅들의 위대한 도전이 막을 내렸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SSG의 몫이었지만 키움이 보여준 투혼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키움은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3 대 4로 졌다. 7전 4선승제 한국시리즈에서 2승 4패를 거두며 가을 야구를 마감했다.
 
마지막 6차전에서 실책 3개를 쏟아내며 자멸했지만 키움으로서는 후회 없는 시리즈였다. 포스트 시즌 내내 "매 경기가 도전"이라고 말한 홍원기 감독의 영웅 군단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가을 무대에서 돌풍을 일으켜 팬들을 매료시켰다.
 
사실 올 시즌 키움의 전망은 밝지 않았다. 박병호(kt), 박동원(KIA), 조상우(입대)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해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타격 5관왕' 이정후(24), '투수 2관왕' 안우진(23) 등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켰다. 
 
키움은 정규 시즌에서 80승 2무 62패 승률 5할6푼3리를 기록, 3위에 오르며 준플레이오프로 포스트 시즌을 시작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디펜딩 챔피언 kt를 꺾은 키움은 정규 리그 2위 LG와 플레이오프도 업셋을 이뤄내며 2019년 이후 3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강행군 속에서도 키움은 지친 기색 없이 정규 시즌 우승팀 SSG와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1차전부터 연장 끝에 7 대 6 승리로 기선을 제압했고, 상대 전적 1승 2패에 몰린 4차전에서는 6 대 3으로 이기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여세를 몰아 5차전에서는 8회까지 4 대 2로 앞서가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9회말 대타로 나선 김강민에게 끝내기 3점포를 얻어맞으며 4 대 5로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키움, 아쉬운 패배 뒤 팬들에게 감사 인사. 연합뉴스
김강민에게 내준 끝내기 홈런의 여파는 컸다. 상대 전적 3승 2패로 우위를 점한 SSG는 6차전에서 한국시리즈를 마무리했고, 키움의 돌풍은 여기서 멈췄다.
 
잦은 실책이 키움의 발목을 잡았다. 3회초 임지열의 선제 2점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곧바로 3회말 수비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2사 2, 3루에서 1루수 전병우가 한유섬의 땅볼 타구를 잡은 뒤 1루를 커버하기 위해 온 애플러에게 던졌지만 빗나갔다. 그 사이 3루 주자 추신수와 2루 주자 최지훈이 모두 홈으로 들어오며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2 대 2로 맞선 6회초 이정후가 솔로포로 다시 앞서갔지만, SSG는 6회말 김성현의 2타점 결승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2루수 김태진이 땅볼 포구 실책으로 선두 후안 라가레스에게 출루를 허용한 것이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키움은 9회초 마지막 공격까지 추격을 이어갔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시리즈 내내 돌풍을 보여준 키움의 2022시즌은 준우승으로 마무리됐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비록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홍 감독은 "끝까지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한 선수들에게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부족할 것 같다"면서 "시즌 내내 고생해 준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리즈 내내 열띤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홍 감독은 "매 경기 좋은 승부를 했는데, 거기엔 팬들의 응원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서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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