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참사' 진상 규명 및 부실 대응을 수사하는 경찰이 8일 경찰청장실, 서울청장실 등 총 5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치고 수사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이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한 만큼 경찰 지도부의 책임이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지 주목된다.
8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은 오전 10시부터 경찰, 용산구청, 서울교통공사 등 4개 기관 총 55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총 1만 3125점의 압수물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보한 압수물은 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 류미진 총경, 이임재 총경, 용산구청장, 용산소방서장 등의 휴대전화 총 45점, 핼러윈데이 안전대책 등 문서 472점, PC 전자정보 1만2593점, 청사 내·외부 CCTV 영상 등 영상 15점 등으로 파악됐다.
특수본은 이들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참사 당일 통화 기록을 확인할 예정이다. 윤 청장과 김 서울청장은 핼러윈 대비 안전 대책을 소홀히 하고 경찰 늑장 대응에 책임이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
1차 압수수색에서 제외됐지만 '늑장 출동'으로 논란이 된 이임재 총경도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이 총경은 핼러윈 기간 경찰 인력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는 안전 대책 보고에도 사전 조치를 하지 않고 참사 발생 이후 50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한 혐의 등으로 7일 입건됐다.
한편 특수본은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총경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만 적용됐다고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주요 피의자의 혐의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밝혔다. 전날 발표와 달리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는 제외한 것이다.
류 총경은 참사 당일 근무지인 서울청 112 치안종합상황실에서 벗어나 서울청장에게 참사 발생을 늑장 보고한 혐의로 입건됐다.
특수본이 경찰청장과 서울청장을 상대로 강제수사에 착수하면서 향후 수사의 종착점이 경찰 수뇌부로 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휴대전화, 통신기록 등 자료들을 통해 경찰청장과 서울청장의 입건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지휘부를 포함해 관련자를 상대로 곧 소환 조사를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청장과 김 서울청장을 비롯해 경찰, 구청, 소방 등 각 기관 지휘부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다. 경찰청장과 서울청장이 입건된다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