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시의회 최진혁 의원(국민의힘·강서3)에 따르면 사업지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유형 중 일반청년유형이 150대1에서 200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반면 셰어하우스형은 2대1에도 못 미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혼부부형의 경우 0.9대1까지 떨어져 청년들의 선호도가 극명하게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청년주택 공급 정책 설계가 애초 잘못됐다고 봤다.
그는 "민간임대 셰어하우스형의 경우 무작위 추첨을 통해 같이 거주하는 사람을 뽑게 되는데, 친한 사람끼리 살아도 문제가 생기는 것이 셰어하우스인데 과연 누가 모르는 사람과 같이 살려고 할지 의문"이라며 "신혼부부형의 경우 평균 면적㎡이 39㎡으로 12평이 되지 않는 공간은 2인 이상 가족이 살기에는 너무 좁아 신혼부부형으로 공급하기에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가 공급한 28개 역세권 청년주택 단지의 평균 전용면적은 7.9평(26㎡), 평균 보증금은 5420만원, 월세는 55만원, 관리비는 10만4천원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 시가 준공한 역세권 청년주택은 30개 단지 9939가구(공공임대 2111가구 포함)였고, 나머지 7828가구는 민간임대로 비중은 78.8%에 달했다.
송파구 잠실동 역세권 청년주택의 경우 월임대료는 77만원으로 주변 시세(96만원)보다 낮았으나 보증금은 8300만원에 달했다. 주변 주택(평균 1천만원)보다 훨씬 높았다. 이것을 임대료로 환산하면 실제 1㎡당 입대료는 85만원 더 비쌌다.
서대문구 충정로 역세권 청년주택도 보증금 3640만원에 월 34만원 수준으로 주변 시세(임대료 3500만원, 임대료 32만원)보다 높았다.
신혼부부를 위한 역세권 주택의 경우 계약 파기율이 26%에 달했다. 면접은 좁은데 임대료가 높다보니 계약포기가 속출했다. 특히 전용면적이 39㎡(12평)인 도봉구 쌍문동 역세권 주택(보증금 5880만원, 월세 69만원, 기본 관리비 17만4천원) 경우 계약포기율이 76%에 달했다.
허영 의원은 "역세권 청년주택이 청년층 주거 안정에 기여하는 바가 있지만 공공지원 민간임대는 지나치게 면적이 작고, 높은 임대료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진혁 시의원도 "청년주택과 인근 주택 시세를 정리해 비교한 결과 상당수의 청년주택이 주변 시세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며 "오히려 몇 군데는 보증금과 임대료, 관리비 모두 주변 시세보다 높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렴하고 질 좋은 주택을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급한다는 정책 목적이 무색하게 결국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주택이 되어버렸다"며 "청년들의 수요에 맞는 저렴한 주택을 공급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시 주택정책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년주택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높아진만큼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고 개선안 마련을 추진중에 있다"며 구체적인 개선 사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편, 서울시는 역세권 청년주택 입주대상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의 120% 이하로 확대하고 1인 청년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을 임기 내 10만9천호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역세권 청년주택으로 6만5410호, 기타 공공주택 건설, 매입사업을 통해 4만4371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국고 2조5778억원, 시비 3952억원 등 2조 973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