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홍원기 감독 "안우진은 혼신의 힘을…이기지 못해 아쉽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의 에이스 안우진은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공을 던졌다. 키움이 희망한 최상의 시나리오가 실현됐다. 그래서 패배가 더 뼈아팠다.

7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시즌 KBO 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의 최대 변수는 키움 선발 안우진의 손가락 상태였다.

안우진은 지난 1일 SSG 랜더스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손가락 물집이 터져 2⅔이닝(2실점) 만에 투구를 마쳐야 했다. 이후 손가락 상태가 불안해 예정됐던 4차전 선발 등판이 무산됐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경기 전 안우진에 대해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며 안우진이 일찍 마운드를 내려올 상황을 대비한 플랜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는 키움이 희망한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흘렀다. 안우진은 무려 100개의 공을 뿌리며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6회에도 시속 150km 중반대 빠른 공을 던지며 SSG 타선을 압도했다.

안우진은 6회까지 탈삼진 6개를 곁들이며 2피안타 4사사구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키움은 경기 초반부터 SSG 선발 김광현 공략에 성공해 에이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안우진은 4회말 2사 후 최정에게 볼넷을 내줄 때까지 퍼펙트 행진을 달렸다.

안우진은 첫 출루 허용이 나오기 전까지 어느 때보다 공격적이었다. 4회말 2사까지 던진 공 45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36개였고 볼은 9개에 불과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손가락 변수에 대비해 최대한 적극적으로 타자를 상대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SSG의 첫 안타는 5회말 1사 1루에서 나왔다. 안우진은 첫 득점권 위기를 잘 넘겼다. 6회말에는 2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이번에도 실점은 없었다.

안우진이 버티는 사이 키움 타선은 초반부터 김광현 공략에 성공했다. 안우진은 팀이 4-0으로 앞선 상황에서 투구를 마쳤다. 키움이 희망한 최상의 시나리오가 실현됐다.

하지만 5차전에는 또 하나의 변수가 있었다. 올해 포스트시즌 14번째 경기에 나선 키움 불펜의 체력이었다.

8회말 1사 후 최지훈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이어 최정이 김재웅을 상대로 점수차를 2점으로 좁히는 투런포를 쳤다.

그리고 김강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9회말 무사 1,3루에서 대타로 나선 김강민은 최원태를 상대로 역전 끝내기 3점홈런을 쏘아올려 5-4 역전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많았는데 6회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줬다. 승리로 이어지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역전의 빌미가 된 8회말 실책 장면에 대한 질문에는 "타구 자체가 어려웠다. 최정의 홈런으로 연결됐지만 앞서 나온 유격수 실책은 문제삼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마지막 장면에 대해서는 "야구가 그런 것"이라며 "하나에 승패가 좌우된다. 선두타자 볼넷이 아쉬운데 최원태도 최선을 다했다.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감독으로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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