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 완벽 대체' 이승호의 자신감 "올해는 우승할 듯"

한국 시리즈 4차전, 역투하는 이승호. 연합뉴스
이번 한국시리즈를 통해 약 1년 만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승호(23·키움)는 긴장감을 내려놓고 당차게 공을 던졌다.

키움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6 대 3으로 이겼다. 7전 4선승제 한국시리즈의 상대 전적을 2승 2패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선발은 올 시즌 불펜에서 활약한 이승호가 맡았다. 이승호는 1차전에서 손가락 물집 부상을 입은 안우진의 대체 선발로 발탁됐다.

올 시즌 구원 투수로 53경기에 출전해 3승 2패 10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3.58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해 8월 25일 한화전 이후 무려 438일 만에 선발로 나서 우려를 샀다.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만큼 부담이 컸다. 이승호는 "이틀 전 선발 이야기를 듣고 종일 긴장했다. 저녁도 먹지 못했다"면서 "오늘 자고 일어나서 조금 괜찮아졌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승호는 이날 깜짝 호투를 펼쳐 우려를 씻어냈다. 4이닝 1피안타 2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팀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경기 후 "임시 선발로 나온 이승호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면서 이승호의 활약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3이닝까지 투구수 50개 정도 던져줄 거라 생각했는데 4회까지 잘 버텨줬다"면서 "1회에 실점을 했지만 정타가 아니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잘 버텨줘서 다른 선수들의 투지를 일깨워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팀의 승리를 이끈 이승호는 "눈앞에 있는 타자에게 집중하고 스트라이크만 잘 던지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갔다"면서 "야수들이 잘 도와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공을 돌렸다.

내심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하지만 이승호는 "선수라면 당연히 욕심나지 않았을까. 하지만 한국시리즈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욕심은 내지 않았다"면서 "뒤에 더 좋은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아쉬움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팀 동료들은 오랜만에 선발로 나서는 이승호에게 많은 응원을 보냈다. 이승호는 "(최)원태 형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면서 할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해 줬다"면서 "형, 동생들 모두 잘할 거라고 한 마디씩 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이승호는 2019년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4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팀은 5 대 2로 앞선 8회말부터 내리 4점을 내줘 5 대 6으로 역전패했다. 키움은 시리즈 전적 4전 전패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당시에는 준우승에 머물러 아쉬움을 삼켰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승호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우승 하나만 바라보고 있다"면서 "올해는 우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온 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크지만 젊은 패기로 똘똘 뭉쳤다. 이승호는 "현재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면서 "아프다고 빠질 수 없다. 우승 하나만 바라보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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