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관련 국가애도기간이 5일 종료를 앞둔 가운데, 애도기간 종료 이후 수 건의 축제를 치러야 하는 부산지역 지자체들은 안전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4일 부산 각 구·군에 따르면, 부산에서는 연말까지 모두 9개의 크고 작은 지역 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주요 축제는 오는 18일부터 내년 1월 24일까지 열리는 '해운대 빛축제', 다음 달 1일부터 한 달간 열리는 '부산시민 희망의 빛드림 페스티벌', 다음 달 17일 시작하는 '부산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축제는 '해운대 빛축제'로, 해운대해수욕장과 구남로 일대에 화려한 빛 조형물이 설치돼 매년 방문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당초 해운대구는 오는 18일 점등식을 통해 축제의 화려한 막을 열 예정이었다.
해운대해수욕장 해상에 펼쳐지는 LED 플라잉보드 쇼를 시작으로, 지스타와 연계한 드론쇼와 해상 불꽃 쇼도 계획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직후, 첫날 행사를 모두 취소한 채 차분한 분위기 속에 빛축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대신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축제가 끝나는 날까지 매일 해운대해수욕장과 구남로 일대에 안전요원 35명을 배치하고, 백사장 관람 데크 입장 인원은 최대 2천명으로 제한해 안전요원들이 통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점등식 등 행사를 계획했지만, 이태원 참사에 따른 추모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행사를 취소하고 점등만 하기로 했다"며 "거리를 걸으면서 관람하는 행사 특성상 사람이 한꺼번에 몰릴 위험은 다른 축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지만, 안전관리를 위해 요원을 배치해 수시로 일대를 순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축제를 앞둔 부산지역 지자체들은 무엇보다 안전하게 축제를 치르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부담을 느낀 일부 지자체는 아예 축제 취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오는 11일 개최 예정이던 '기장붕장어축제'와 18일 '동구 조방축제', 다음 달 11일 '가덕도 대구축제' 등은 취소됐고, 100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관측되던 '부산불꽃축제'도 이태원 참사 여파로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기장붕장어축제를 취소한 기장군은 "축제 일정은 국가애도기간 이후로 예정돼 있지만, 사회 분위기와 국민 정서상 축제를 그대로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에 따라 행사를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연말까지 예정된 축제는 모두 주최자가 명확해 안전 대책 마련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각 구·군에 지역 축제 안전관리를 강화하라고 지침을 내려보내는 등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행정안전부가 주최자 없는 축제에 대한 안전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대로, 세부 안전관리 방안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해운대구는 주최자 없는 행사에 대한 안전관리계획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행안부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때까지 지역 실정에 맞게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연중 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찾고 있고, 대규모 행사도 자주 열리는 지역 특성상 선제적인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우선 해운대구는 대규모 행사가 예정된 경우 담당 부서를 지정한 뒤 1차 부구청장, 2차 구청장 주재 안전대책회의를 여는 한편 경찰, 소방 등 관련 기관과 핫라인도 구축할 예정이다.
또 행사장 출입구 통제와 차단 조치를 하고 완충 지대를 마련해 안전사고를 방지하도록 하는가 하면, 1㎡당 3~5명 수준으로 인원을 관리한다는 구체적인 관리 방안도 마련했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주최자나 매뉴얼이 있든 없든 지자체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무한 책임이 있기에 안전 대책 수립과 시행은 당연한 일"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