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성분이 담긴 국제우편물이 발견된 제주에서 또 정체불명의 우편물이 배달됐다.
4일 제주서부경찰서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9시 54분쯤 제주시 오라동 한 주택에 중국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우편물이 배달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해병대 9여단과 소방 당국이 이 우편물에 대한 생물테러 검사를 한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다. 경찰은 이 우편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주출장소에 보내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한글로 '중국'이라고 적힌 검은 비닐봉지에 포장된 우편물에는 물티슈와 수건이 들어있었다. 비닐봉지 겉면에 붙은 송장 수신인에는 해당 주소에 거주하지 않는 한국 이름이 적혀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우편물은 중국 업체 위탁을 받은 인천 총판에서 발송됐다. 국내 600곳에 같은 물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발송 업체는 "주소를 잘못 적은 거 같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한편 최근 제주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해외에서 온 정체불명의 우편물이 배송됐다.
지난 9월 28일 오후 1시 43분쯤 제주시 조천읍 함덕파출소에 50대 남성 A씨가 "탄저균 또는 마약이 의심된다"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온 의문의 우편물을 들고 찾아와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우편물에는 '기부해줘서 고맙다'는 글과 함께 은박지로 밀봉된 물품이 들어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주출장소에서 정밀 분석한 결과 향정신성의약품인 LSD 성분이 나왔다. 경찰은 이 같은 결과를 통보받고 어떻게 신고자에게 전달됐는지 등 유통 경로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달 14일에는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한 건물에 정체 모를 우편물이 배송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우편물은 대만에서 발송된 것으로 그 안에는 완충재 에어캡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경찰은 마약류 의심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브러싱 스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브러싱 스캠은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가 판매 실적과 평점을 조작하려고 불법으로 얻은 개인정보를 통해 아무에게나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발송하는 행위다. 보통 빈 봉투 등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