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일부 지역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실일 경우 전쟁의 최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러시아의 기만전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헤르손 지역 괴뢰정부 부시장은 친러시아성향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군과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드니프로강) 서안 지역에서 철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헤르손주(州)의 헤르손시는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완벽하게 점령한 유일한 도시다. 드니프로강을 막은 대규모 댐이 있는데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크름반도로 공급하는 물을 관리하는 역할이다.
헤르손시의 주요 행정 건물에 더 이상 러시아의 국기가 게양돼 있지 않은 사진이 인터넷에서 확산하면서 러시아의 철수 가능성에 대한 설왕설래가 나오는 상황이다.
앞서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 9월 말 병합을 선포한 지역에서 병력 철수 계획은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 지역에서 전투가 계속 벌어지고 있으며 철수를 가장해 함정을 꾸밀 수 있다고 경계했다.
우크라이나 남부사령관은 "특정한 도발의 징후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이 지역을 버렸기 때문에 도시 진입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게 만든 뒤, 시가전으로 뒤통수를 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군에 대한 미국 최고 전문가인 마이클 코프만도 러시아의 의도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헤르손의 상황은 진흙탕처럼 명백하다"면서 "러시아군은 일부 지역에서 철수했지만, 동원령으로 보강했다. 전투는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급에 한계가 있지만 러시아군은 아직 탄약이 바닥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반으로 나누는 드니프로강의 서쪽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몇 달 동안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러시아는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수만 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강 서부 진출을 막기 위해 맞섰고, 지난달 러시아의 최전방을 돌파한 이후 강 인근을 따라 진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진격이 다소 더뎌진 상황이다.
러시아는 강 서부 지역의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이번주에는 동부 지역의 완충지대인 15km 안에 있는 주민들에게도 같은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