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지 6일째. 조금씩 드러나는 사건의 진상은 정부의 무너진 안전 대응 체계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참사가 발생했지만 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는 1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에서야 인지한 점이 확인되면서 경찰의 '늑장 대응'은 더욱 여론의 분노를 사고 있는데요.
추가로 드러난 경찰의 부실 대응과 진상규명 상황 등을 사회부 박정환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박 기자! 경찰의 부실 대응, 어떤 문제점이 또 드러난 건가요?
[기자]
네 이번 참사에서 경찰 대응의 문제점은 무엇보다 '늑장 보고'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태원 지역을 관할했던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참사가 발행한 지 1시간 21분이 지난 오후 11시 34분이 되어서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었고 윤희근 경찰청장 역시 1시간 59분이 지난 이튿날 0시 14분 참사를 인지했습니다.
이처럼 보고가 지연되면서 사태 수습은 늦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 겁니다.
[앵커]
대체 왜 이렇게 늦어진 건가요.
[기자]
일선 경찰서부터 경찰 지휘부까지 총체적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CBS 단독 보도인데요. 이인재 전 용산서장은 참사 직전까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현장을 통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참사 당일 사고 현장에서 약 2km 떨어진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역에서 열린 이 집회는 오후 9시 20분쯤 되어서야 끝났는데요.
집회 관리에 경력 투입이 집중되고 이 전 서장도 현장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점에서 비판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참사 당일에 용산경찰서가 인파 관리보다는 마약 단속에 주력했다는 부분도 새롭게 확인이 됐죠.
[기자]
네 참사 당일 용산서는 이태원에 경력 총 137명을 배치했는데요. 그중 약 40%는 형사 부서에 해당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참사 당일 용산서는 오후 10시 30분 마약단속 동행 취재를 예고하기도 했는데요. 그로부터 20분쯤 후인 오후 10시 55분쯤 현장 인파 문제로 '아직 단속을 못나갔다'고 공지했고, 오후 11시 33분쯤에는 압사 사고로 마약 단속이 취소됐다고 공지했습니다.
이처럼 참사 당일 도로 통제나 통행 관리보다 수사에 집중한 탓에 사고 대응이 늦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앵커]
112신고를 접수하는 서울경찰청 상황실도 부실 대응이 드러났다면서요.
[기자]
네 서울청은 참사 당일 사고가 일어나기 직전까지 11건의 압사 우려 112신고를 받았는데요.
서울 관내 112신고 상황을 총괄하는 서울청 상황관리관 류미진 총경은 상황실 대기를 하지 않고
사고 보고를 받고 나서야 자리로 복귀하는 등 업무 태만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경찰청은 류 총경을 대기발령하는 한편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경찰의 총체적 무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죠.
[기자]
네 SNS, 온라인상에서는 경찰은 대체 뭐하고 있었나, 지휘부는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시민단체에서는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는데요. 잠시 목소리 들어보시죠.
['촛불행동' 대표단 김민웅 상임대표]
"광화문 광장을 저희는 요청하고 있습니다. 11월 5일 토요일 시민들 행동 받들어서 시민 행동 촛불 추모회 가질 것입니다"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참사 일주일을 맞는 오는 5일 집회를 예고한 상황인데요. 향후 이와 같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집회는 더욱 빗발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경찰청에서 CBS뉴스 박정환입니다.